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82)가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돼 전세계 증시를 강타한 주가 폭락 사태로 최근 불과 수주일 만에 3,700만 파운드(약 838억원)의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엘리자베스 2세는 세계 최고의 투자자문가들과 계약을 맺고 자산을 관리해 왔는데 유럽의 여러 나라를 국가 부도 직전까지 몰고 간 이번 금융 혼란으로 손해가 막심해지자 격노했다고 한다.
일간 데일리 익스프레스 온라인판이 19일 전한 바에 따르면 지난 4월 시점에 3억2,000만 파운드의 개인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 엘리자베스 2세는 이중 3분의 1인 1억 파운드(2,265억원) 정도를 투자에 활용해왔다.
대부분은 런던 증시에 상장된 우량기업 주식에 투자했으나 주가 급락으로 자산가치가 37%나 격감했다고 한다. 런던 증시의 주가 지수는 4월 이후 3분의 1이나 떨어졌다.
경제전문지 '리치 리스트(Rich List)' 편집자 필립 베레스퍼드는 "엘리자베스 2세가 투기성 투자를 해온 큰손 만큼은 아니지만 천문학적인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여왕이 우량주 위주의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더욱 큰 손해가 불가피한 난처한 상황에 직면할뻔했다"고 말했다. 부동산도 많이 갖고 있는 영국 왕실은 금융위기에 더해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주식과 부동산 양쪽 모두에서 엄청난 손실을 보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여왕은 시종을 핸드백으로 마구 때릴 정도로 거의 미치도록 화가 났을 것"이라는 독자의 추측성 댓글까지 소개했다. 수개월 전 엘리자베스 2세는 자신의 공적 생활에까지 신용위기의 영향이 미치고 있다고 토로했던 점에 비추어 이번 투자 손실은 여왕에게 더 큰 정신적 충격을 안겼을 것으로 보인다.
엘리자베스 2세는 퇴락해가는 왕실 궁전을 보수하기 위한 예산의 증액을 요청해 왔으나 대형 금융기관을 회생시키는데 필요한 막대한 공적자금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정부는 지난해 4,000만 파운드에 달한 왕실 보조금에 1,000만 파운드를 더 보태달라는 여왕의 요구를 거절했다. 신문은 일부 신중한 관련 조치가 없을 경우 엘리자베스 2세의 재정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엘리자베스 2세의 총재산 규모는 개인 소유와 왕실 자산을 합칠 경우 대략 7억 달러(약 9,1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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