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이 연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공휴일인 19일 은행간 외환거래에 대한 정부 지급보증과 달러 공급 확대를 골자로 한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서둘러 발표했다. 국제 사회의 선제적 위기 대응책과 비교하면 늦은 감이 있지만, 첫 종합 처방전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불안 심리를 누그러뜨리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주의 최대 관심사는 22일로 예정된 정부의 건설 부문 지원대책.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지방 미분양 아파트와 이에 따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문제에 대해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미분양 지원책은 '금융위기의 뇌관을 제거한다'는 명분과 '도덕적 해이'라는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 있는 상태. 정부가 '국민의 혈세로 부실 건설사를 안고 간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강도 높은 지원책을 발표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잇단 시장 안정대책이 호재라면, 국내ㆍ외에서 터져 나올 기업 실적 발표와 한국은행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 삼성전자 삼성전기 현대차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3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세계 금융위기의 실물경제 전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라는 점에서 이번 주 증시 전망은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1조8,9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등 실적 부진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미국에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야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주중에 우울한 실적 발표를 할 것이 확실시 돼 미국발 '어닝 쇼크'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하는 3분기 GDP도 경제 심리를 더 우울하게 만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5%였던 GDP가 연평균 4%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어, 3분기는 정부가 집권 초 호언했던 7% 성장률의 절반인 3% 중ㆍ후반에서 4%대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부의 각종 안정 대책에도 불구, 이번 주 국내 금융ㆍ환율ㆍ주식시장에 드리워진 어둠의 그림자는 가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송영웅 경제부 차장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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