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재단 광장'의 이사장인 이해찬 전 총리가 17일 모처럼 공개 석상에 나타나 이명박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18대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정치적 잠행에 들어간 지 8개월만이다. 이를 두고 친노진영이 본격적으로 정치행보에 나섰다는 설익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계간지 '광장'의 창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감사원과 검찰이 (정권에) 악용되는 등 요즘 같은 권위적인 통치체제 속에서는 시장경제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면서 "민주주의 토대가 사라지면 시장경제를 흔드는 불신의 뿌리가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외환시장에 대놓고 개입해 성공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정부의 외환정책으로 환율이 중구난방으로 널뛰게 돼 아무도 시장을 믿지 않게 됐다"는 등 이명박 정부의 환율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정권이 1997년 대선 때 연대한 세력을 잘 보듬지 못하고 각자 주장을 하다가 정권을 넘겨줬다"면서 "이를 깊이 반성하면서 민주개혁진영의 합리성을 높이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판 기념식에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전현직 의원들과 친노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근 토론사이트인 '민주주의 2.0'을 개설한데 이어 이 전 총리가 계간지를 창간함에 따라 앞으로 친노세력이 본격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친노 학자그룹의 '미래발전연구원' 개소, 친노 386 인사들의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 추진 등까지 감안해 독자세력화를 점치기도 한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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