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가을 하늘이 갈수록 높아지는 요즘이다. 하늘이 파란 이유는 태양광선이 대기를 통과하면서 생기는 빛의 산란 때문이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깊고 푸른 가을 하늘을 볼 수 있는 우리나라는 분명 축복받은 나라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사실이 있다. 대기중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전파가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전파에 색깔이 있다면 지구전체가 전파의 색으로 가득 차서 아름다운 가을 하늘도 전파의 색에 가려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전파가 무색임이 다행스러우면서도 가끔씩 전파가 색깔을 가지고 있다면 사람들이 전파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훨씬 더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해본다. 우리는 출근길에 교통카드를 사용하거나 DMB폰 등으로 지난밤에 놓친 드라마를 시청할 뿐만 아니라 실시간 인기 검색어와 뉴스속보 등을 시ㆍ공간 제약 없이 접근한다. 이렇게 원하는 정보를 원하는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전파의 혜택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또 전파는 무한정한 자원이 아니어서 잘 관리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전파는 자동차가 교통신호와 법규에 따라 도로를 달리듯 정해진 신호와 규칙에 따라 공중을 흐르고 있으며 인공위성이나 레이더와 같은 첨단 기술이 전파자원의 효율성과 활용성을 높여주고 있다. 전파법에서 '전파란 인공적 매개물이 없이 공간을 퍼져나가는 3,000GHz 보다 낮은 주파수의 전자파'로 정의된다. 우리가 많이 쓰는 '주파수(Hz)'는 이러한 전파가 1초 동안 진동하는 파의 수를 가리키는 전파 측정단위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제품을 혼신 없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각기 다른 주파수 대역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파 없이 작동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그야말로 전파는 현재는 물론 미래의 국가 핵심자원이자 경쟁력이고 전파산업 일체는 국가경제의 핵심산업으로 부상했다. 그런데 전파에 대한 수요가 확산되면서 전파자원 확보경쟁이 심화하고 있고 유비쿼터스 환경의 본격적인 도래와 함께 주파수 부족현상까지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유한 자원인 전파를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관리해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파자원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파서비스 전문 기관인 중앙전파관리소가 전파자원의 효율적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 글이 우리 생활에 스며 있는 전파의 중요성을 한번쯤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민원기 중앙전파관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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