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헴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리는 대통령 후보간 마지막 3차 TV토론을 앞두고 존 매케인, 버락 오바마 공화, 민주 두 후보가 주최 측에 2가지 이색적인 부탁을 했다. 자신들이 앉아 있는 자리 위로 에어컨 환풍구를 만들어 달라는 것과 앞선 두번의 토론회 때 쓰던 것과 똑 같은 물컵을 달라는 것이었다.
환풍구 설치는 TV토론이 처음 실시됐던 1960년 존 F 케네디 민주당 후보와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의 토론에서 닉슨 후보가 저질렀던 실수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닉슨은 연신 땀을 닦아내는 모습과, 오후 들어 거뭇거뭇해진 턱수염이 브라운관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직접 전달돼 뭔가 불안하고 안색이 좋지 않다는 이미지를 남겼다. 거뭇한 턱수염은 두고두고 미국 언론의 '안주거리'가 됐다. 똑 같은 물컵을 주문한 것은 심리적인 안정과 함께 유권자들에게도 편안한 인상을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 후보의 이색 주문과 함께 이번 토론이 처음으로 두 후보가 한 테이블에 앉아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이뤄진다는 것도 흥미롭다. 지난 두 번은 테이블이 별도로 설치됐다. 이와 관련, 사회를 맡은 CBS 방송의 밥 시퍼 앵커는 "두 후보의 요점, 말하고자 하는 일반론은 충분히 들었다"며 "이번에는 보다 구체적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다른 방향으로 갈 경우 후보가 직접 "'잠깐만요, 내가 물었던 것에 초점을 맞춰주시죠'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 후보자간 '맞짱토론'의 기회를 더 줘 적극적인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앞선 두 번의 토론은 맞짱토론의 형식에도 불구, 후보들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발언으로 생동감을 살리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90분간 계속되는 토론에서는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금융위기 등 경제문제가 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지막 토론이라는 점에서 후보 간에 더욱 절박하고 날선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CNN 방송의 정치 에디터 마크 프레스턴은 "언더독(약자)으로 임하는 매케인에게는 수천만 미국인에게 자신의 비전을 보여줄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게임을 변화시킬 뭔가가 필요하며 반대로 앞서고 있는 오바마는 실언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케인은 이번 토론에서 그동안 직접 언급을 자제했던 오바마와 60년대 극좌파 반전주의자 빌 에어스와의 관계를 추궁해 오바마의 과거 전력을 정면으로 쟁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매케인은 14일 "에어스와의 관계를 거론할 배짱이 내게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오바마의 말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그의 발언이 에어스를 끄집어내야 한다는 것을 확인시켰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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