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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국내금융/ '글로벌 공조' 코러스에 주가 춤추고 환율은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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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국내금융/ '글로벌 공조' 코러스에 주가 춤추고 환율은 진정

입력
2008.10.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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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시장

국제 금융공조 노력이 이제야 빛을 보는 것일까. 1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10일) 보다 47.06포인트(3.79%), 코스닥 지수는 17.89포인트(5.11%) 치솟았다. 올 들어 처음 두 시장에 동시에 상승 사이드카(일시적 거래 중지)가 발동했다. 바로 전 거래일에 너무 많이 떨어져 사이드카를 발동한 것과는 정반대이다.

이날 증시 반등은 무엇보다 국제 공조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선진 7개국(G7)과 13개 신흥 경제대국으로 이뤄진 G20 재무장관이 모여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함께 노력하자고 입을 모은 만큼, 머지 않아 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증시 폭락세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지금은 과거 대공황이나 19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 그리고 2000년 IT 거품 붕괴 상황과는 다르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공황 때는 금융정책 대응이 무력한데다 국제 공조체제 대신 극단적 보호주의가 득세하면서 장기적으로 실물 경기의 악화를 불러왔고 주가 고점을 회복하기까지 25년이나 걸렸다"면서 "하지만 이번 금융위기는 과거 같은 실물 경기 악화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오랫동안 약세를 이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우리의 산업구조가 특정 산업에 쏠리지 않고 고른 분포를 보인데다 세계적으로 경쟁력 기업이 있는 등 비교적 안정적"이라며 "증시에서 외국인의 팔자 바람이 일찍 불어 외국인 매물 부담이 상대적으로 많이 줄었기 때문에 큰 위험은 벗어났다"고 진단했다.

물론 '공습 경보'가 완전히 해제 된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김준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핵심"이라며 "증시 반등이 이어지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과 함께 환율, 부동산 가격 등 국내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줄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실행 계획과 결과를 보지 않고서는 쉽사리 시장 안정을 점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수출 기업이 원자재 구매 등을 위해 달러를 다시 사야 하는 시점이 큰 고비가 될 것"이라며 "외환시장이 근본적으로 안정되려면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돼야 하는데 외국인이 여전히 '팔자'를 유지하고 있고 리보 금리(런던 은행 간 금리)도 떨어지지 않는 등 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외환시장

최근 원ㆍ달러 환율 움직임은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속담 그대로다. 정점을 찍었던 8일(1,395원)을 기준으로 직전 4거래일 동안 208원이 오르더니 직후 3거래일 동안 157원이 떨어졌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 일단 급등세에 브레이크는 걸렸지만 상승요인은 여전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왜 급락하나

정부의 여러 조치들이 일단 약효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환율이 폭락하기 시작한 9일에는 외환당국의 달러매도 개입 외에 이명박 대통령의 "대기업 달러 사재기" 발언 이후 처음으로 나온 삼성전자의 달러매도가 큰 역할을 했다. 10일에는 현대자동차와 포스코도 1억달러 규모로 매도에 동참했고 포스코는 13일에도 또다시 1억달러를 풀었다.

정부는 또 은행과 기업간 일별 외환 거래를 보고 받아 환투기를 조사하고 변칙증여송금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외환딜러들은 이 발표 이후, 외환거래가 많이 위축됐다고 전했다.

13일에는 최근 환율 급등을 초래한 투신권의 달러환매가 환율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그 동안 환율 변동성을 더욱 키운 투신권의 달러 환매수를 현물환 시장이 아닌 장외시장으로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 각국의 금융위기 해소 공조 움직임에 대한 기대감도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신한은행 홍승모 차장은 "대외적 불안에 따른 원화 디스카운트 현상이 한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오버슈팅(단기과열) 상태였던 환율이 원위치를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 떨어질까

하지만 환율 상승세가 꺾였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기인한 외국인 주식매도 지속과 외화유동성 부족 등 근본적인 상승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주가가 3% 넘게 오른 이날도 5,000억원 어치 이상을 순매도하며 이 달 들어서도 1조8,000억원 가량 순매도 행진을 계속중이다.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 현물 환율과 선물 환율 간 차이인 스와프포인트 1개월 물이 외화 유동성 부족으로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1원까지 떨어진 점도 심리적인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전히 손해를 보고라도 달러를 구하려는 수요가 높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외환시장이 패닉 상태는 벗어나는 듯 하지만 아직 하락세라고는 속단하기 이르다"며 "당분간 환율은 1,150~1,450원 범위에서 급등락하는 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적인 환율의 방향타는 10월 무역수지의 흑자전환 여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10월 이후 경상수지가 적자에서 벗어난다면 환율 하향안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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