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10명 중 7명이 임신으로 인한 요통을 경험하지만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잘못된 습관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차병원과 자생한방병원이 지난 달 임산부 100명을 대상으로 '임산부 허리건강 인식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0%가 임신기간 중 요통을 경험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요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는 만삭(8~10개월)인 임신 말기(33.8%)보다 임신 중기(46.5%)가 더 많았다. 임신 중기(임신 4~7개월)는 급격한 체중증가와 호르몬 변화가 크기 때문이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한원보 교수는 "임신 전 자궁은 100g 이하이지만 임신 말기에는 1,000g정도로 10배 늘어나 많은 산모가 요통을 겪는다"고 말했다.
자생한방병원 김철수 원장은 "임신 중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는 몸무게에 적응하지 못해 심한 요통을 겪는다"며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스트레칭이나 운동으로 요통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산부 요통은 평소 생활자세와도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자세에 따른 요통 발생 유무를 설문한 결과 주로 장시간 서 있을 때(84.5%)나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을 때(83.1%), 딱딱한 바닥에 정자세로 앉아 있을 때(77.4%) 등 한 자세를 오래 유지했을 때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특정 자세와 관계 없이 요통이 있다는 임산부는 26.7%에 불과했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인해 요통이 많이 생기지만 임산부 대부분은 척추에 부담을 주는 잘못된 자세를 선호했다. 특정한 한쪽 방향으로만 눕기(81.8%), 의자에 걸터앉기(47.9%) 지나치게 푹신한 잠자리(60.6%) 등 나쁜 습관을 선호하는 임산부가 많았다.
특히 한쪽 방향으로만 눕는 습관은 골반변위를 일으켜 출산 후 요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의자에 걸터앉는 자세는 자연스럽게 배를 앞으로 밀어내게 하는 대표적인 나쁜 자세다. 또 지나치게 푹신한 잠자리도 근육과 인대 이완으로 허리 지탱 능력이 약해진 임산부에게는 좋지 않다.
하지만 요통으로 병원을 찾은 임산부는 7%에 불과했다. 응급요통이 발생해도 아무런 처치 없이 누워서 쉬거나(50.7%), 가벼운 스트레칭(12.7%), 마시지나 지압(12.7%)으로 통증을 참고 견디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임산부는 바닥보다 의자에 앉는 것이 좋다. 특히 정좌로 앉는 것은 피한다. 다리에 혈액이 잘 돌지 않기 때문이다. 바닥에서는 다리를 펴고 앉거나 발바닥을 방바닥에 붙이고 앉는 게 좋다. 허리에 힘이 들어갈 때는 손을 뒤로 짚어 지탱해 허리와 배에 힘을 덜어준다. 가능한 벽에 쿠션을 대고 기대앉으면 좋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깊숙이 넣어 앉는다. 이 때 의식적으로 등을 곧게 펴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 앉아 있으면 교대로 다리를 들어줘 부종을 방지하고 손을 깍지 끼고 위로 올려 조금씩 움직여주면 좋다. 의자 아래에 쿠션이나 받침대를 놓고 다리를 올려놓으면 한결 편안하다.
서있을 때는 발은 늘 어깨 너비로 벌린다. 이 자세는 무게 중심이 한 군데로 쏠리지 않기 때문에 덜 피로하다. 또 한 발을 앞으로 내놓고 서 있으면 허리에 무리가 덜 간다. 싱크대 등의 작업대 앞에 설 때는 배가 작업대에 눌려 압박을 받지 않도록 조심하고 한쪽 발을 앞으로 내놓거나 한 발을 올려놓을 수 있는 받침대를 놓고 양쪽 발을 번갈아 올리도록 한다.
걸을 때는 배가 무겁다고 내밀거나 허리를 굽히지 말고 등을 쭉 펴고 앞으로 미는 듯한 느낌으로 걷는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반드시 난간을 잡아 허리에 가해지는 무게를 줄이는 게 좋다.
임산부는 무거운 배로 인해 똑바로 눕기 어렵다.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누우면 자궁이 하반신 정맥을 눌러 혈액순환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옆으로 누우면 좋지만 일정한 간격으로 눕는 방향을 바꿔 허리와 골반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옆으로 눕고 일어날 때는 손을 짚으면서 천천히 일어난다. 왼쪽으로 누우면 심장의 부담이 줄어 좀더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다리 사이에 쿠션을 끼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잠자리는 너무 푹신한 것보다 허리를 지지할 수 있는 적당히 딱딱한 것이 좋다. 임산부의 경우 호르몬 영향으로 허리 주변 조직이 느슨해지며 허리가 체중을 충분히 지지하기 어려우므로 너무 푹신한 침대는 오히려 허리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다.
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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