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우수 학생만 갈 수 있는 그래머 스쿨 출신으로 좋은 성적,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는 보나 보라리우(19)는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대에 지원했다가 낙방했다. 처음에는 자신처럼 성적이 좋은 학생이 떨어진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중에야 성적이 아니라 면접 때문에 낙방한 사실을 깨달았다.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된 심층면접에서 고교 때 배우지 않은 게임 이론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던 것이다.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은 16일 영국의 입시전문기관 옥스브리지어플리케이션스(OA)가 지난해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두 대학에서 면접시험을 치른 학생 4,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상천외한 면접 질문을 공개했다.
'당신은 실험에서 원숭이 몇 마리를 쓸 것인가'(옥스퍼드대 실험심리학 전공) '당신이 포도라면 씨 없는 포도와 씨 있는 포도 중 어느 쪽이 되고 싶은가' (케임브리지대 약학 전공)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가'(케임브리지대 법학 전공)
'사람이 두 다리가 있는 것이 네 다리가 있는 것에 비해 왜 불리할까'(케임브리지대 약학 전공)
'어떻게 해야 성공적으로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까'(옥스퍼드대 역사학 전공)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 과 지리학 간의 상관관계는'(옥스퍼드대 지리학 전공) 한여름>
영국의 양대 명문인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는 모든 지원자를 심층면접한다. 그러나 OA가 발표한 지난해 면접 질문을 보면 단순 지식 암기로는 대답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지원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마이크 니콜슨 옥스퍼드대 입학처장은 심층면접에서 교과 내용과 관련 없어 보이는 질문을 던지는 이유에 대해 "지원자 대부분이 훌륭한 자질을 갖고 있는데 그들 사이의 차이를 찾아내자면 좀 복잡하고 기발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며 "지원자를 당황하게 하거나 궁지에 몰아넣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OA의 클로위 팔프레만 이사는 "요즘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학교공부에만 매달리느라 교실 밖에서 진리를 깨우칠 만한 기회를 잃고 있다"며 "옥스브리지 면접 때 주어지는 질문은 학생들이 살아있는 지식을 활용, 빠른 시간 안에 창의적인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Q : 당신이 까치라면 무엇을 할 것 같나(케임브리지대 자연과학 전공)
A : 번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 후손에게 나의 유전자를 가능한 한 많이 남기기 위해 기교 있고 공격적으로 행동하겠다. 또 먹이를 구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 다니겠다. 새끼가 생기면 더 열심히 먹을 것을 찾을 것이다. 음식은 먹을 수만 있으면 뭐든 가리지 않고 먹겠다. 만약 살아있는 먹이라면 죽여서 먹을 수도 있다. (인디펜던트 기자가 제시한 모범 답안)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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