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업계가 2010~2012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해외 관광객 1,000만명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7년 연속 관광수지 적자행진 중인 우리로서는 외국관광객 유치가 절박한 과제다. 2003년 29억400만 달러이던 관광수지 적자가 지난해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을 찾는 외국관광객에 비해 한국인의 해외여행이 폭증한 탓이다.
지난해에도 출국자는 14.8% 증가한 1,332만 4,977명을 기록한 반면 외국인 입국자는 4.8% 증가한 644만8,240명에 그쳤다. 관광 강국 프랑스(8,190만명), 스페인(5,920만명), 미국(5,600만명), 중국(5,470만명)의 10분의 1 수준이며 세계 36위이다. 관광수입 58억 달러 역시 세계 35위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에서조차 8개 관광경쟁국 중 매력도 7위로 대만 다음으로 낮았다.
우리 관광산업을 들여다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비용은 많이 드는데 별로 볼 것은 없다. 어딜 가도, 심지어 서울 인사동까지 똑같은 싸구려 중국산 기념품 뿐이다. 관광상품에 다양성과 특색이 없고 교통 언어의 불편, 안내행정의 부실 역시 여전하다.
그러니 고궁이나 주마간산(走馬看山) 식으로 돌아보고, 물건이나 사러 가는 정도다. 최근 3년간 외국관광객의 1.4%만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고 한다. 정부의 관광정책과 해외 마케팅도 부실했다. 어쩌다 불어 닥친 한류만 믿고, 다양하고 체계적인 관광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개발과 지원에 소홀했다. 홍보와 마케팅, 화려한 외양에 치우쳐 오히려 그것을 보고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을 실망시켰다.
관광산업은 반도체보다 외화가득률은 2배, 고용효과는 5배, 부가가치는 10배나 된다. 일본이 최근 관광청까지 신설하며 열을 올리는 이유이다. 관광강국은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만으로는 되는 게 아니다. 많은 돈을 들여 온갖 축제만 벌인다고 외국인들이 오지 않는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컨텐츠, 음식과 서비스가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아니면 '한국방문의 해'는 또다시 공허한 구호에 그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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