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대들보' 박태환(19ㆍ단국대ㆍ서울)이 '도둑놈'이 됐다.
박태환은 지난 15일 제89회 전국체육대회 최우수선수(MVP)와 관련된 질문에 "훈련이 부족했는데 MVP까지 받는다면 대회를 위해 오래 전부터 노력한 선수들에게 미안할 것이다. 아마 도둑놈이 된 기분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16일 혼계영 400m에서 금메달을 추가, 이번 대회 5관왕(자유형 50ㆍ100m, 계영 400ㆍ800m)에 오르며 MVP에 뽑혔다. 3년 연속 5관왕을 차지한 박태환은 1980년 이래로 체전 MVP 3회를 수상, 김태현(역도)과 함께 최다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박태환은 "이번 체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많은데 제가 받아서 미안하다. 하지만 그들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받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여수 등 전남에서 31년 만에 열린 이번 체전은 '기록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세계신기록 2개, 한국신기록 42개, 대회신기록 147개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특히 기초 종목인 수영과 육상에서 각각 11개, 7개의 한국신기록이 나와 한국 체육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희망의 장'이 됐다.
'팬몰이'를 하며 전남 일대를 들썩거리게 했던 베이징올림픽 스타들의 희비가 교차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박태환과 장미란(26ㆍ고양시청ㆍ경기), 사재혁(23ㆍ강원도청), 진종오(29ㆍKTㆍ강원)는 변함없는 실력을 뽐내며 체전 무대를 휘어잡았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이용대(20ㆍ삼성전기ㆍ전남)는 노골드의 수모로 고개를 숙였다. 또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었던 남ㆍ녀 양궁대표팀과 '태권전사'들도 개인전에서 나란히 조기 탈락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16개 시ㆍ도 및 해외동포 2만6,000여명이 참가해 42개 종목에서 7일간의 열전을 벌인 이번 대회에서 경기(83,421점)가 서울(65,107점)을 제치고 대회 7연패를 달성했다. 개최지 전남(54,697점)은 3위로 선전했다. 제90회 전국체육대회는 대전에서 개최된다.
여수=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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