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남서벽 앞에 선 박영석 에베레스트 원정대/ "숨진 대원들 영혼과 함께 정상 찍겠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남서벽 앞에 선 박영석 에베레스트 원정대/ "숨진 대원들 영혼과 함께 정상 찍겠다"

입력
2008.10.17 00:16
0 0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남은 건 해발 8,848m의 정상 뿐이다.

'박영석 에베레스트 남서벽 원정대'가 14일 해발 8,400m 지점의 최종 공격캠프인 C5까지 루트 개척을 마쳤다. 전진베이스캠프(ABC) 구축 이후 열흘만에 C5까지의 루트 개척을 마친 것은 경이적인 기록이다.

대원과 셰르파들이 조를 나눠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며 짐 수송과 루트 개척에 매진해 이뤄낸 결과다. 미답의 땅, 그것도 깎아지른 에베레스트 남서벽면에 구축한 루트다.

아이스폴이 기후 사정으로 열흘 이상 늦게 뚫려 늦춰졌던 일정이 10여일의 강행군 끝에 이제 제 시간을 찾게 됐다. 박영석 대장은 "헌신적인 대원들과 셰르파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남서벽에 달라붙어 그 짧은 시간에 루트 공략을 끝낼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원정대가 본부텐트, 식당텐트 등 ABC 구축을 마친 것은 5일. 대원들은 6일 아침 남서벽 앞에 정한수 한 그릇을 떠놓고 향을 피워 고 오희준, 이현조 대원을 기렸다. "그대들을 만나러 다시 왔으니, 그대들의 영혼과 함께 아무 사고 없이 못다 오른 길을 갈 수 있게끔 잘 보살펴 달라."

그리고 곧장 C3를 시작으로 하는 루트 개척에 나섰다. 중간에 아이스폴 일부가 무너지면서 베이스캠프로부터 보급선이 끊기는 바람에, 대원들은 캠프 주변의 이전 등반대들이 남기고 간 캔으로 식량을 보충하기도 했다.

C1, C2 구축 직후 곧장 ABC에 올랐던 박 대장은 12일까지 한번도 베이스캠프로 내려오지 못하고 작전을 지휘했다. 해발 6,500m의 ABC는 산소가 부족해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체력이 급속히 소진되는 고소다.

다른 대원들은 짐 수송을 위해서라도 베이스캠프를 오가며 기운을 충전했지만 박 대장은 일주일 이상을 이곳에 머물며 루트 개척에 앞장섰다.

하지만 C3 루트 개척이 한창이던 9일 원정대는 다시 갑작스러운 강풍을 맞고 멈칫해야 했다. 염려되던 히말라야의 겨울바람이 마침내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고민이 깊어진 박 대장은 10일 아침 전 대원을 모아놓고 작전을 공개했다.

"날씨가 급변했다. 앞으로 보름 안에 모든 걸 끝내야 한다. 무조건 믿고 따르라. 이제부터 5, 6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14일까지 강기석 대원 조와 신동민, 이형모 대원 조가 번갈아 8,400m까지 루트를 개척했다.

이제 전 대원과 셰르파들은 베이스캠프로 귀환해 체력을 보강한다. 18일 ABC로 올라가 날씨를 살펴보고 마침내 정상공격조 6명이 22~24일 중 정상 도전에 나선다. 박 대장이 15일 선발한 정상공격조는 박 대장과 신동민, 송준교, 이형모, 강기석 대원과 셰르파 1명. 그들은 이제 마지막 남은 정상만을 노려보고 있다.

이성원 기자 sungwo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