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탈출을 위한 세계 주요국의 사활을 건 구제 조치에 13일 글로벌 증시가 급반등세로 돌아섰다. 국내 금융시장도 원ㆍ달러 환율이 3일째 급락하고 주가가 상승 반전하는 등 지난 수일 간의 패닉 양상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부터 속속 쏟아지는 각국의 타개책은 위기의 심각성만큼이나 극단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미국과 유럽, 영국, 스위스, 일본 등 5개 중앙은행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는 각국 금융기관에 미 달러화를 무제한 공급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또 "재무성이 필요할 경우 모든 은행 예금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12일 영국을 포함한 유럽연합(EU) 주요 15개국은 긴급 정상회의를 갖고 은행간 대출 보증과 금융기관 도산 방지를 위한 조치를 각국별로 취하기로 합의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정상회의 후 "현 금융위기는 유럽 각국의 '나홀로' 접근방식으로는 대처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독일은 이날 당장 최대 5,0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도 이날 부분적인 은행 국유화와 은행간 대출보증을 위해 3,200억유로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 같은 적극적인 조치에 힘입어 한국 등 각국 금융시장이 모처럼 웃음을 찾았다.
국내 원ㆍ달러 환율은 하루 하락폭으로는 10년7개월 만에 최대인 달러당 71원이 폭락, 1,238원까지 내렸다. 최근 3거래일 동안 157원이 빠져 지난 주 패닉 양상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시장 관계자들은 국제 공조 움직임에 더해 정부의 환투기 세력 조사, 투신권 달러 환매수 제동 조치 등이 급등 심리를 일단 꺾은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도 상승 반전해 외국인의 5,347억원 어치 순매도에도 불구,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47.06포인트(3.79%) 급등한 1,288.53에 마감됐다.
하지만 채권시장에선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인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91일물 기준)이 전날보다 0.02%포인트 올라 2001년 1월 이후 7년9개월 만에 6%대에 올라 서민들의 금리 부담을 높였다.
세계 주요 증시도 급반등했다. 홍콩 항셍지수가 10% 넘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65% 급등했다. 유럽 영국 프랑스 독일 증시는 최근 3일간의 급락세에서 벗어나 7~11%대의 급등세를 나타냈고, 뉴욕증시도 5%이상 급등 출발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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