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객 사망사고 이후 대외 활동을 자제해왔던 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이 '화려한 외출'을 시작했다. 단순한 나들이가 아니라 금융 계열사에 대한 직할 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등 본격적인 대외 활동에 나섰다.
16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정은 회장은 이날 오전 열린 현대증권 임시 주주총회에서 현대증권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이어 오후에 열린 현대증권 이사회에서는 최근 물러난 김중웅 전 현대증권 회장의 뒤를 이어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다. 이로써 현 회장은 현대그룹 전 계열사의 이사진에 등재돼 그룹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개월여간 그룹 내부 행사 외에는 일체의 공개 활동을 자제했던 현 회장이 갑자기 현대증권 이사와 이사회 의장직까지 맡은 것은 그간 떠돌던 매각설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까지 증권가에서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현대증권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최근 추락한 현대증권의 업계 내 위상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올 들어 범 현대가인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이 기존 증권사를 인수해 각각 HMC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을 출범시켜 현대증권의 입지가 좁아진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선 현 회장이 대북사업 차질 등으로 다소 위축된 그룹을 다잡기 위해 친정체제를 강화한 것이라는 해석도 하고 있다.
현 회장은 이런 의지를 과시하듯, 이날 오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열린 현대증권의 여성특화금융 점포인 부띠크모나코지점의 오픈 행사에 참석해 축사와 테이프커팅을 했다. 금강산 사고 이후 매년 하던 정몽헌 전 회장 추도식도 취소하는 등 극도로 활동을 자제해온 것에 비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금융부문 강화, 책임경영 구현을 통해 현대증권을 최고의 투자금융기업으로 키워가겠다는 현 회장과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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