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1592~1598년) 당시, 거북선을 타고 광활한 바다를 누비며 왜적을 물리친 충무공 이순신(1545~1598년) 장군.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쯤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 봤을 법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성웅이지만 정작 장군이 태어난 곳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10살을 전후해 충남 아산 백암리 외가로 이사하기 전까지 장군이 태어난 곳은 당시 서울 마르내골로 불린 건천동, 지금의 명보극장 뒷편 '중구 인현동' 부근이다.
탄생 463년을 맞아 장군을 재조명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전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장군의 탄생지를 학술적으로 고증하기 위한 심포지엄이 열리는가 하면, 최근에는 국내 최대의 동상도 건립되는 등 눈길을 끌고 있다.
■ "태어난 곳은 어디인가" 역사고증 심포지엄
서울 중구는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장군의 탄생지를 학술적으로 고증하고 어린 시절을 재조명하기 위한 심포지움을 17일 오후2시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연다.
'충무로 탄생지의 보전과 기념사업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심포지움에서 이인섭 성웅 이순신연구소장은 "장군이 7살 때 아산으로 옮겨갔다는 사실과 달리 32살 때까지 서울 중구에서 생활했다는 기록도 있다"면서 "이순신 탄생기념 교육관을 건립해 학생들의 역사의식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의 '충무공과 서울 중구'라는 주제 발표를 가진다.
충무공기념관 건립 필요성 제기와 함께 '임진왜란기 이순신의 국토방위전략' 등 장군의 뛰어난 군사전력에 대한 열띤 토론도 2부에서 이어진다. 앞서 중구는 4월 23일~30일 장군이 태어난 인현동을 비롯해 충무아트홀, 청계천 등지에서 충무공 탄생 기념축제를 열었다.
'충무공 시ㆍ서화전', '어린이 궁도 체험학습', '청계천 모형 거북선 띄우기' 등을 보기 위해 1만 여명이 찾는 등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 국내 최대 동상에다 '이순신 밥상'까지
전남 진도군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영정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05년부터 18억원을 들여 전체 높이 30m에 달하는 전국 최대의 충무공 동상이 최근 들어섰다.
진도군 관계자는 "411년 전 정유재란 때 장군이 울돌목에서 바닷물의 빠른 흐름을 이용해 13척의 배로 왜선 133척을 물리친 명량해전 전승지가 바로 이 곳"이라며 동상 건립 배경을 설명했다. 진도에 세워진 이 동상은 1968년 건립된 세종로 동상(전체 높이 25m)보다도 크다.
임진왜란 당시 장관과 수군들이 먹었던 음식들을 역사고증을 통해 재현하는 '이순신 밥상'도 관광 상품화한다. 경남도에 따르면 관광객들이 임진왜란 당시 수군들의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이 충무공과 수군들이 먹었던 음식을 개발, 브랜화하고 장기적으로 전국 체인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는 내년 예산에서 1억5,000만원을 확보해 역사고증을 위한 전문가 용역을 발주하는 한편, 사업 전문업체 공모, 브랜드 및 디자인(CI) 개발, 지적재산권 출원 등 관련 사업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이순신 밥상은 전투 식량과 출전을 앞두고 만든 보관이 가능한 음식, 평상시에 먹던 장군과 수군들의 음식,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를 접대하는 음식 등으로 구성되는데 임진왜란 및 이순신 장군 연구가, 조리학ㆍ영양학 전공교수 등이 참여해 막걸리 등 전통음료는 물론 놋그릇과 도자기로 된 식기까지 고증을 통해 재현할 예정이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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