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한 여성 대표가 미인선발대회에 출전해 대륙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가 결국 사퇴하는 해프닝을 일으켰다. 주인공은 장쑤(江蘇)성 전인대 대표로 다음달 22번째 생일을 맞는 위안징(袁靜).
관영 신화통신과 AFP통신 온라인판이 14일 전한 바에 따르면 미모의 위안징은 '2009년 미스 차이니즈 인터내셔널 패전트(2009 國際中華小姐)'에 응모, 1,000여명의 전세계 중국계 미인 참가자 가운데 예선 2위를 차지했다. 위안징은 '미인대회를 정치로 오염시키지 말라'는 비판이 각계 각층에서 봇물을 이루는데도 불구, 대회 본선에 나가겠다고 선언해 인터넷 세대인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는 2,900여명의 전인대 대표 중 최연소자이며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자로도 나섰었다. 또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인 그는 중국군 창건 80주년 기념때 특별초청 대표로 뽑히기도 하는 등 정치적 미래가 보장된 상태이다. 2006년 자신이 주도한 여성 의용소방대와 화재 진화에 나서 주목을 받은 위안징은 영화에도 출연한 경력이 있다.
위안징이 참가한 국제중화소저 대회는 홍콩 TVB 방송이 매년 주최하는데 중국계 여성이면 누구나 신청을 할 수 있는 유서깊은 대회이다.
위안징은 전인대 대표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더 화제가 돼 인터넷 투표로 이뤄지는 예선에서 2위에 올랐지만 "국민들이 생활전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있는 때에 국정을 다루는 전인대 대표가 신분을 망각하고 미인대회에 나서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등의 비판도 거세게 몰아쳤다. 인터넷 상의 댓글을 통해서도"위안징이 이력서에 '전인대 대표'라는 사실을 명기한 것은 직책을 이용해 상위 입상을 노린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다.
반면 80년대 이후에 출생한 젊은층은 전인대 대표가 미인대회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개혁개방 노선의 성공적인 정착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맞섰다.
논란의 중심에 선 위안징은 "나를 세상에 소개하고 싶어 출전했다. 참가자는 누구나 입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어째서 나만 그렇게 해선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위안징은 특히 정치권에서 계속되는 압력에 견디지 못해 결국 "바쁜 전인대 대표 활동 때문에 중도 사퇴한다"면서 "본선에 진출한다 해도 참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만약 다시 기회가 주어지면 반드시 끝까지 가겠다"며 미련을 남겼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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