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모처럼 시원한 승리로 축구팬들의 답답했던 속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B조 2차전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종일관 몰아붙인 끝에 4-1로 대승,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정성훈(부산)과 이근호(대구)를 최전방에 세운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대표팀은 경기 초반부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숨돌릴 틈을 주지 않고 UAE를 세차게 몰아붙인 끝에 완승, 벼랑끝에서 탈출하며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
'한국 축구의 대들보' 박지성(27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떠오르는 해결사' 이근호(23)의 맹활약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산소 탱크'라는 별명답게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공격 돌파구를 마련했고 결승골(1골1어시스트)까지 터트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선제골과 쐐기골을 잡아낸 이근호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3-0)에 이어 2경기 연속 두 골을 작렬하며 '허정무호의 새로운 주포'임을 알렸다.
전반 10분 상대 수비진의 패스를 가로챈 박지성의 왼발 슛으로 총공세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대표팀은 전반 20분 이청용(서울)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이근호가 골에어리어 왼쪽으로 파고들며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 전반 25분에는 박지성이 상대 수비진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추가골을 작렬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한국 쪽으로 끌어왔다. 박지성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이영표가 올린 크로스를 UAE 수비수 바시에르 사에드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자 이를 낚아채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통렬한 오른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전반을 2-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에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지만 후반 6분 기성용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았고, 후반 15분 김동진의 헤딩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반면 수세를 벗어나지 못하던 UAE는 후반 26분 중앙 수비수 조용형(제주)의 어이없는 실책을 틈타 만회골을 뽑아내며 따라 붙었다.
달아오르던 분위기가 가라앉는가 싶은 순간 이근호의 '킬러 본능'이 빛을 발했다. 이근호는 후반 35분 박지성이 스루 패스를 찔러주자 오른쪽 골에어리어로 쇄도해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쐐기골을 뽑아내며 UAE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전남)는 후반 43분 헤딩슛으로 자신의 A매치 3호골을 터트리며 승리의 대미를 장식했다.
1승1무(승점 4)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한국은 다음달 20일 오전(한국시간) 리야드에서 '천적' 사우디아라비아(1승1무)와 3차전 원정경기를 갖는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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