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m는 짧았지만 100m는 충분했다.
'한국의 수영신동' 박태환(19ㆍ단국대ㆍ서울)은 제89회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17일 밖에 준비를 하지 못했다. 훈련 부족 탓에 지난 12일 첫 출전 종목 자유형 50m에서는 한국최고기록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계영 400ㆍ800m를 뛰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그는 자유형 100m에서 특유의 '막판 스퍼트'로 49초대 벽을 깨며 한국신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주인공 박태환은 15일 목포 실내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일반부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8초94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자신의 종전기록인 49초32를 0.38초 앞당겼다.
사토 히사요시(일본)의 아시아기록(48초91)에는 0.03초 모자랐다. 하지만 49초 벽을 넘은 박태환은 47초대의 세계 정상권(세계기록 47초05) 기록에 근접하며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
4번 레인으로 나선 박태환은 25m를 지난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가며 여유롭게 1위를 차지해 4관왕에 올랐다. 그는 "50m를 할 때는 긴장을 해서 몸이 굳었는데 경기를 계속하면서 몸 상태가 좋아져 100m에는 자신이 있었다"며 "훈련 시간이 짧아 아시아기록을 깨진 못했지만 주종목 1,500m와 중거리 훈련을 바탕 삼아 세계 정상권 수준으로 올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밝게 웃었다.
박태환은 이번 체전에서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기록이 향상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박수를 보냈다. 그는 "선수들이 대회에 맞춰 열심히 준비했고, 올림픽을 보고 동기유발이 돼 좋은 기록들이 나오는 것 같다.
꾸준히 기량이 향상돼 한국 수영이 수영 선진국으로 도약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태환 외에도 이날 정두희(신한은행ㆍ충북)와 최혜라(서울체고)도 각각 남자 일반부 접영 100m와 여자 고등부 접영 100m에서 53초62(종전 53초76), 59초89(종전 59초93)로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복싱에서는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정주(원주시청ㆍ강원)와 '비운의 사나이' 백종섭(충남체육회)이 각각 웰터급과 라이트급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재기를 노렀던 이원희(한국마사회ㆍ광주)는 유도 73㎏급에서 류정석(부산시유도회)에 연장 접전 끝에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한편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가운데 최우수선수(MVP) 후보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21년 만에 육상 멀리뛰기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운 김덕현(광주시청)과 2년 연속 5관왕을 노리고 있는 박태환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 세단뛰기의 희망 김덕현은 '부업'인 멀리뛰기에서 종전기록(8m3)을 10㎝ 경신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50ㆍ100m, 계영 400ㆍ800m에서 이미 금메달을 땄고, 혼계영 400m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외 여자 고등부 체조 5관왕에 오른 박은경(광주체고)도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목포=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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