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연해주는 발해 영토' 유적 찾았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연해주는 발해 영토' 유적 찾았다

입력
2008.10.17 00:22
0 0

러시아 연해주 중북부 지역 우수리강 근처에서 왕성(王城)급에 해당하는 발해 시대의 대규모 성터가 발굴됐다. 연해주 중북부 지역이 발해 영토였으며,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했다는 사실을 동시에 입증하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9월 3일부터 10월 2일까지 연해주 중북부 추구예프카 지구 콕샤로프카 마을에 있는 4개 성 중 하나인 ‘콕샤로프카-1’ 평지성을 발굴 조사한 결과 온돌 시설을 갖춘 대규모 건물지와 다수의 발해 유물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연해주에서 확인된 발해 유적 가운데 마리야노프카 성과 함께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이 유적은 우수리강과 그 지류인 콕샤로프카강을 해자처럼 끼고 있는 성이다.

북벽 405m, 동벽 650m, 남벽 250m, 서벽 340m로 성벽 총길이 1,645m, 전체 면적 16만㎡에 달하는 대규모 성곽이다. 성벽의 최고 높이는 6m, 너비는 10~14m다. 성벽 내부는 석재를 쌓아 강화하고 그 안팎은 흙으로 쌓았으며 성벽과 북문, 서문, 성 내부 문화층 등 성 전체가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

발굴책임자인 홍형우 학예연구관은 “축조 형태와 규모로 볼 때 상경성, 서고성 같은 발해 수도의 궁성에 비견될 만한 왕성급 유적이며, 현재의 도청에 해당하는 행정치소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모래와 점토를 한 층씩 쌓아올려 기단을 1m 이상 높게 조성한 점 ▦발해 궁성의 전형적 특징인 ‘곡(曲)’ 혹은 ‘유(由)’자 형태의 대규모 온돌구조 ▦초석으로 사용된 반듯하게 다듬은 판석 ▦대규모 담장시설과 기와의 존재 등이 이 건물의 위상을 가늠케 한다는 것이다.

콕샤로프카 성 인근인 마리야노프카 성에서도 과거 발해 유물이 나온 적이 있으나 발해 영토였음을 입증할 만한 건물지 등 유적은 발굴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러시아 학계는 연해주 중북부 지역을 발해 영역에서 제외시키고 흥개호 남동쪽으로 한정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 발굴로 대규모 성이 확인됨으로써 이 지역을 발해 영역에 포함시킬 수 있는 결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발굴된 유물과 온돌 구조가 고구려의 전통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적갈색 띠고리 손잡이가 달린 토기(대상파수호ㆍ帶狀把手壺), 주둥이가 안쪽으로 오므려진 항아리 모양 토기(내만구연호ㆍ內彎口緣壺) 등은 형태 뿐 아니라 제작기법도 고구려의 것을 따르고 있다.

‘ㄱ’자로 꺾어 건물 밖으로 빼내는 온돌구조 역시 고구려 온돌구조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특히 토기 중에는 치마를 입은 여인들이 손을 잡고 춤을 추는 모습이 새겨져 있어 강강술래를 연상시키는 것도 발굴됐다. 그간 발해를 말갈왕조로 간주해온 중국과 러시아 학계의 주장과 달리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했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6년부터 3년간 러시아와 공동으로 연해주 고고유적 조사 사업을 실시하면서 지표조사를 통해 이곳이 발해 유적임을 확인하고 올해 첫 발굴에 들어갔다. 김봉건 소장은 “콕샤로프카-1 성에 대한 집중 발굴은 물론, 연해주 서북지역에 대한 지표 조사도 병행함으로써 발해의 정체성 규명을 위한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