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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영씨, 역사의 큰 획 그은 시대의 표정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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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영씨, 역사의 큰 획 그은 시대의 표정을 담다

입력
2008.10.1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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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들이 바로 우리 시대의 얼굴입니다. 나라를 잃고 신음했던 식민지 시대로부터 해방과 분단, 정부수립과 남침, 폐허로부터의 눈물겨운 재기까지 격동의 현대사를 거친…. 이들의 주름진 얼굴과 어록 속에 담긴 진리를 통해 미처 몰랐던 진실을 이해할 수 있다면 다행입니다."

문화공보부 장관 출신 사진작가 윤주영씨가 지식인과 문화예술인, 군인 등 50명의 초상을 카메라 앵글에 담은 '50인_우리 시대를 이끌어온 사람들' 전시회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에서 시작됐다. 50인의 초상과 여기에 그들의 어록을 덧붙여 최근 사진집을 출간하기도 한 윤씨는 언론인 출신으로 칠레 대사, 청와대 대변인, 문화공보부 장관, 국회의원 등을 두루 거친 이후 50대에 들어서고 나서야 카메라를 들었다. 그의 작품집으로는 '탄광촌 사람들' '어머니' 등이 있다.

21일까지 계속되는 전시회를 통해 윤씨는 주로 1910~1930년대에 태어나 각자의 분야에서 역사의 큰 획을 그은 원로 50인의 표정을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흑백 사진으로 전하고 있다. 3개월간 이들을 촬영하고 인터뷰한 뒤 윤씨가 각 초상마다 문패로 내건 50인 원로들의 어록은 그들의 삶을 압축해 놓은 듯 '보석'처럼 빛난다.

"목표가 없는 삶이라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다. 시작한 곳에서 끝까지 참고 버텨야 한다."(김백봉ㆍ무용가) "돌이켜보면 김매듯이 살아왔다. 호미자루 내던지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후비적후비적 김매기를 멈추지 않았다."(박완서ㆍ소설가) "짧은 인생, 영원(永遠) 조국(祖國)에! 항상 10년뒤의 자기 모습을 그려보라. 세계 최고 수준을 고집하라."(박태준ㆍ포스코 명예회장) 등등.

여성 언론인으로 언론사에 새 이정표를 세운 장명수 한국일보 고문의 어록에는 "기자는 멋진 직업이 아니다. 진실이 무엇인가를 찾아 거친 바다를 항해하고, 피를 말리며 마감시간과 싸우고, 자신의 판단에 홀로 책임을 지는 두려움을 견뎌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 고달픈 직업에 기꺼이 평생을 바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야 언론이 발전하고, 기자정신이 바로 설 수 있다"는 치열함이 담겨 있다.

백선엽 예비역 육군대장은 6ㆍ25의 와중에 1950년8월20일 낙동강 다부동 전선에서 외쳤던 "우리는 더 이상 후퇴할 장소가 없다. 바다밖에 없다. 내가 선두에서 돌격하겠다. 내가 후퇴하면 너희들이 나를 쏴라!"라는 말로 어록을 대신했다. 판소리 명창 안숙선은 "소리는 이틀만 안 하면 녹이 슬어버려 가속도를 내기위해 더 뛰어야 한다"며 후학들을 독려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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