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위기로 인한 환율불안이 물가상승으로 급속히 전이되고 있다. 우유 참치캔 호빵 바나나 등 식품류는 물론 기저귀 세제 수입의류 등의 가격이 최근 인상됐고 일부는 곧 인상될 예정이어서 서민가계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참치캔 빵 우유 등 식품류 가격이 최근 한달간 10~20% 가량 노른 것으로 나타났다. 동원F&B가 지난 달 말 참치캔 가격을 14~18% 올린 것에 이어 사조참치도 13일부터 15~20% 인상한다. 사조 살코기참치(150g)는 1,650원에서 1,950원으로, 올리브유참치(150g)는 2,000원에서 2,300원으로 각각 오른다. 해태제과는 10월 초 원가부담과 환율상승으로 인해 '꿀호떡'과 '크런치킹'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렸다고 밝혔다.
제과업체 SPC도 샤니 찐빵과 삼립 호빵을 각 100원씩 올렸고, 샤니의 '요요꿀호떡(400g)'은 1일부터 1,680원에서 15% 인상된 1,890원에 판매되고 있다. 제빵업체 기린은 "올해 밀가루, 설탕, 전분 등 원부재료 가격 상승으로 이달 초부터 일부 가격조정을 시작, 빵류 100개를 10~15%정도 인상하는 작업을 이 달 내 마무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식품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호주산 척롤(100g)은 10월 1,680원으로 8월에 비해 13.5% 올랐으며 척아이롤(100g)은 1,880원으로 11.9% 올랐다. 수입 바나나는 100g당 188원으로 상반기와 동일한 가격이나 이 달 말까지는 각각 10~12% 가량 오를 예정이다.
생활용품들도 가격을 올렸거나 인상을 고려중이다. 세제류의 경우 석유에서 추출하는 화합물로 국제유가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계면활성제(LAS, AOS, AES 등)는 물론 소다회(분말세제 원료), 솔비톨(치약원료) 등 많은 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 환율급등에 따른 원가부담이 치솟고 있다는 점이 가격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수입의류나 잡화류의 경우 가을 제품을 10%가량 가격 인상한 데 이어 내년 봄 신상품의 경우 15% 정도 추가 인상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프랑스 유명브랜드 수입업체는 "유로의 경우 달러에 비해 환율상승폭이 더 커서 연초 1,200원에서 최근 1,700원대로 30~40%가 급등했다. 대부분의 업체가 자체 마진을 깎아 가을 인상폭을 최소화했지만 내년 봄에도 이런 식으로 버티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연초 물가집중관리 품목을 정했지만 최근 같은 환율폭등 상황에서 정부의 인상자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업체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다만 가격인상이 다시 소비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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