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에 관심 좀 있다 하는 주부들에게 포인트 벽지는 대표적인 '머스트 두(must-do)' 아이템 중 하나다. 거실이나 방의 한쪽 벽에 과감한 패턴과 강렬한 색상의 포인트 벽지를 발라 놓으면 특별한 소품이나 값비싼 장식품 없이도 세련되고 호사스럽게 집을 꾸밀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올가을에는 포인트 벽지가 한결 차분해지고 있다. 포인트 벽지 하면 으레 빨강, 파랑, 골드 등 화려한 원색에 커다란 꽃송이나 기하하적 문양이 박힌, 그야말로 집안의 포인트가 되었던 벽지들을 떠올리기 쉽지만, 금세 싫증나는 오색찬란한 벽지 대신 은근하게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벽지로 유행이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화려한 패턴의 벽지는 한번에 집안의 분위기를 바꿔 줘 효과적이지만 그만큼 질리기도 쉬운 것이 사실.
화려한 포인트 벽지의 파워는 그동안 강력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차분한 패턴의 포인트 벽지도 거의 없었거니와 그런 벽지가 포인트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스러웠다.
하지만 올가을에는 기존의 강렬한 패턴이 부담스러워 포인트 벽지를 시도해보지 못했던 사람들도 포인트 벽지 시공에 도전해볼 만하다.
미니멀리즘과 균형을 테마로 모던한 모티브에 내추럴한 컬러를 사용한 벽지, 뉴욕 스타일의 모던하면서도 여유를 주는 패턴의 벽지, 과감한 패턴을 대폭 줄이고 심플한 디자인에 채도가 낮은 색상 위주로 가을 분위기를 자아내는 벽지 등 차분한 디자인의 포인트 벽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가을 벽지업체들이 앞다퉈 선보인 이런 벽지들은 화려해진 가전제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백색 일색에서 벗어나 블랙과 레드 등 다양한 색상은 물론 반짝이는 큐빅과 화려한 무늬로 치장한 가전제품이 그 자체로 집안의 포인트 역할을 함에 따라 화려한 포인트 벽지와 불협화음을 빚게 된 것.
그러나 포인트 벽지가 차분해졌다고 해서 밋밋한 베이스 벽지와 똑같은 건 아니다. 옛날 벽지와 달리 직선보다는 곡선, 컬러보다는 질감을 중심으로 차분하면서도 은은한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디자인이 많아졌다.
편안한 색깔에 디자인은 심플해진 대신 돌, 회벽, 모래 등 자연 소재의 질감이 느껴지는 패턴과 엠보(무늬 부분만 볼록 튀어나오도록 한 동조기법)를 이용해 볼륨감을 강조하고, 은은한 펄과 큐빅 효과를 이용해 세련미를 더한 것들도 눈에 많이 띈다.
차분한 포인트 벽지를 시공할 때는 화려한 가전제품이 집안의 포인트가 되는 공간에 하는 게 좋다. 벽지는 좀더 차분한 색상과 패턴으로 인테리어의 베이스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단, 인테리어의 포인트는 1,2곳으로만 집중시켜야 혼란스럽지 않고 세련된 공간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박선영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