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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땐 살오른 홍어가 잡혀줘야 하는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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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땐 살오른 홍어가 잡혀줘야 하는디… "

입력
2008.10.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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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축제를 허고 있는 디 홍어가 안 잡혀 죽을 지경이랑께."

12일 제2회 홍어축제가 열리고 있는 전남 신안군 흑산도 수협선착장. 흑산수협경매장에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홍어잡이 선주들은 어획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며 한숨만 내쉬었다. 더구나 지난해 오랜만에 풍어를 경험했던 터라 허탈감은 더 크다.

흑산수협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홍어잡이가 본격 시작됐으나 배 한 척이 3,4일 조업해 잡는 홍어는 고작 10~50마리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50% 가량 줄어든 규모다.

이날 홍어축제가 열리는 수협 공판장에 홍어잡이 배 3척이 경매에 나섰지만 어획량은 모두 95마리에 불과하고 그나마 상품성이 떨어지는 7㎏미만 작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로 인해 흑산 홍어의 참맛을 보러 축제에 참가한 외지인들은 5,6㎏이하 작은 홍어를 시식하며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바람이 많은 날씨 탓도 있었지만 이 같은 흉어소식이 알려지면서 이틀간 열린 홍어축제 참가 인원도 지난해의 5분의1 수준인 3,000여명에 불과했다.

홍어잡이가 신통치 않자, 홍어가격은 크게 올랐다.

지난해 10월 최상품 8㎏(암컷기준) 이상이 38만원, 7㎏이상 30만원, 6㎏이상 25만원, 수컷 15만원선이었으나 올해는 현재 8㎏이상이 45만~50만원, 7㎏이상 38만원, 6㎏이상은 3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홍어 어획량이 줄어든 것은 높은 수온으로 어장이 형성이 늦어진 데다 중국어선들의 횡포도 한 몫하고 있다.

남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이맘때면 살이 많고 맛도 좋은 홍어가 잡혀야 하는데 올해는 늦더위가 계속되면서 수온이 내려가지 않아 어장 형성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다음달이나 돼야 어황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형 유자망 어선들이 몰려와 그물과 주낙을 망쳐 놓고 달아나는 것도 피해를 키우고 있다.

승해호 박문길(54) 선장은 "고정식인 홍어잡이 그물을 설치해 놓고 표시를 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덩치가 큰 중국 어선들이 그물을 끌고 다니며 망쳐놓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어선들이 흉어기인데다 중국어선 피해를 우려해 조업을 미루면서 어획량이 더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만 흑산 홍어잡이배 9척이 중국어선에 어구가 휩쓸려가면서 2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해경에 신고했다.

신안=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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