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농구(NBA)의 전설적인 스타로 한창 나이인 32살 때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실을 고백하고 은퇴를 선언했던 매직 존슨(49)이 지방의 한 라디오 토크쇼 때문에 다시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근거지로 하는 FM 방송 KTLK-FM 토크쇼의 사회자 크리스 베이커와 랭던 페리가 방송 도중 지난 80년대 로스앤젤리스 레이커스에서 맹활약한 매직 존슨이 “에이즈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농담조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AFP와 AP 통신 온라인판이 12일 전한 방송 대본과 오디오 녹음에 따르면 베이커와 페리는 지난 8일 청취자와의 전화통화에 응대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막말을 했다. 다음은 베이커와 페리의 대화 내용.
페리 "일부 기본적인 약을 받을 수 있다면 오랫동안 만성병을 가진 환자도 생존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베이커 "매직 존슨처럼 말인가?"
페리 "에이즈에 걸린 체한 매직처럼 말이다. 매직은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척 했다."
베이커 "동정을 사기 위해 매직이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페리 "나는 매직이 거짓말을 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베이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페리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래도 매직이 거짓말을 한 것은 틀림 없다. 그는 에이즈를 치료한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두 사람의 코멘트 내용을 들은 매직 존슨은 격분했으며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및 AP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과 방송국을 싸잡아 맹렬히 비난했다.
매직 존슨은 "KTLK 방송에 대단히 실망했다. 베이커와 페리가 목숨이 걸린 심각한 문제를 경시한데 분개하고 있다. 수백만명이 에이즈로 희생당하고 있다. 나를 매도한 게 믿기지 않는다. 베이커와 페리, KTLK은 멍청한 농담이나 지껄일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HIV 검사를 받으라고 권유하는 등 아주 다른 일에 애를 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와 다른 많은 이들은 그 동안 사람들이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고 HIV와 에이즈에 관한 모든 것을 알도록 하기 위해 평생을 바쳐 왔다"며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KTLK는 성명을 통해 에이즈의 무서움과 에이즈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도록 애쓴 존슨의 노력을 잘 알고 있다면서 사죄했다.
KTLK는 "우리 방송 사회자들의 즉석 대담을 유감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청취자 등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HIV, 에이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캠페인 방송을 하고 존슨에게도 조언을 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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