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투자 전략(페어트레이딩, Pair Trading)' 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라. 뻔히 알고 있는 길을 가는 것은 혼자서도 충분하지만 낯선 길은 혼자 보다 둘이 나은 법.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쉴 새 없이 변하는 시장이 이어지면서 페어트레이딩이 각광 받고 있다.
페어트레이딩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두 종목을 골라 상대적으로 더 싼 주식은 사고 비싼 주식은 팔면 결국 시간이 지나 가격이 균형 상태로 돌아와(평균 회귀 현상)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근거다.
예를 들어 한 동안 가지고 있던 증권주 A를 2만2,500원에 팔고 증권주 B를 2만7,950원에 샀다가 며칠 후 증권주 A를 다시 2만2,500원에 사고 증권주 B를 3만250원에 팔아 증권주 B가 8.2% 상승한 만큼 초과 수익을 얻는 것. 시장의 일시적 불균형을 이용해서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페어트레이딩은 일반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앞날을 점치기 힘들수록 더 빛을 내기 마련. 상승이든 하락이든 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으면 짝짓기의 기회도 줄고 이론적 바탕인 평균 회귀 현상의 실패 확률도 높아진다.
전문가들이 바로 지금이 페어트레이딩의 적기라고 말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최근 주가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대부분 악재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시장이 곧 바닥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시장에 나타나는 개별 뉴스에 투자 심리가 유난히 민감하게 반영하면서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짝짓기의 성공을 결정하는 열쇠는 무엇보다 어떤 짝을 찾느냐는 것.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첫째 기업 사이의 경쟁 구조가 매우 안정적이어서 시장 지위가 쉽게 바꾸지 않는 업종, 둘째 역사적으로 상관 관계가 깊고 앞으로도 그 관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종목들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금융, 통신서비스, 건설, 제약 업종과 같은 업종 안에서 시장 지위가 변하기 힘든 대형주들이 그 예이다.
앞서 증권 업종의 경우도 그렇다. 업계 내 경쟁은 치열하지만 구조 상 차별화 요인이 많지 않아 업체 사이의 지위가 쉽사리 바뀌지 않고 특히 자산관리영업에 장점을 지닌 업체와 주식매매 영업을 잘하는 업체 사이의 구별이 뚜렷해 이 역시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아울러 특정 업종의 시장점유율이 1위인 대표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현재 시장에서 2위 종목이지만 앞으로 1위에 도전할 수 있는 역량과 잠재력을 가졌다면 1위 종목과 2위 종목의 시가 총액 비중의 변화를 기대한 투기적 짝짓기도 고려해 볼 만하다.
반대로 업계의 부침이 심하고 경쟁 구조가 불안정한 업종(전기, 전자)이나 소형주와 소형주, 대형주와 소형주 사이의 짝짓기는 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하는 것.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언제 사고 팔아야 할 지는 과거 데이터를 이용한 만큼 과거 추세가 변할 경우 손실 위험이 있다"며 "시나리오대로 움직여 주지 않으면 언제 손절매를 할지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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