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철씨 등 유명 연예인 4명에게 히로뽕이 든 소포를 보내고 거액을 요구한 협박범이 2년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0일 이씨 등 마약 전과가 있는 가수와 개그맨들에게 마약과 함께 협박편지를 보내 수 억원을 뜯어내려 한 혐의(공갈 등)로 유모(37ㆍ택배업)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씨는 2006년 9월부터 10월 사이 히로뽕 0.04∼0.1g을 넣은 주사기 7개와 돈을 주지 않으면 언론 및 검찰에 유포하겠다는 협박편지를 4명에게 보낸 혐의다.
유씨는 소포를 보내며 발신자로 모 방송사 예능국 '김 차장'을 사칭하고 '본인 외 절대 개봉불가'라고 적어 연예인들이 직접 열어보게 했다.
모 기업 임원 아들인 가수 P씨에게는 발신자에 아버지가 재직하고 있는 기업 회장 비서실을 적어 놓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유씨는 경찰 수사가 이뤄지자 대포폰(타인 명의의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고 한 달에 한번 꼴로 거주지를 바꾸는 등 지능적인 도주 행각을 벌여 2년 동안 경찰의 추적을 따돌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연예인들 모두 도핑테스트를 받았지만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며 "범행 대상을 선정하고 도주 방법까지 치밀하게 준비한 것을 볼 때 유씨에게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