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오래된 속설 가운데 하나. '왼손투수는 왼손타자에 강하고 오른손투수는 오른손타자에 강하다'. 물론 이 말은 대체로 맞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투수의 구위다. 비록 오른손투수라고 하더라도 왼손타자를 제압할 힘이 없다면 오른손 타자와의 승부에서도 승산은 적을 수밖에 없다. 왼손투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롯데 로이스터 감독의 7회 투수 기용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로이스터 감독은 오른손 타자 박진만의 타석에서 왼손투수 강영식을 내리고 오른손 투수 최향남을 내보냈다. 최향남은 경험이 풍부하고 변화구 제구력이 좋은 투수지만 힘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롯데는 전날 1차전에 이어 이날도 7회에 만루작전을 폈는데 급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권혁-안지만-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불펜이 워낙 강하다 보니 한 점만 더 빼앗기면 어렵다고 판단했겠지만 만루작전은 그만큼 위험이 크다. 더구나 1차전에서 19안타를 몰아친 삼성 타선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할 대목이었다.
짧고 간결하게 치는 삼성 타자들에 비해 롯데 타자들의 스윙은 너무 크다. 상대는 경험으로 무장한 베테랑들인데 '홈런스윙'으로 승부를 보려 한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내가 해결하겠다'는 생각보다 '찬스를 이어간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롯데는 이제 벼랑 끝이다. 내일이 없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이 편할 수도 있다. 1, 2차전을 통해 좋은 경험도 했고, 두 차례 패배를 통해 부담감도 어느 정도 털었을 것이다. 페넌트레이스 때처럼 '즐기면서' 경기를 한다면 대역전 드라마를 쓰지 말란 법도 없다. 롯데의 반전을 기대해본다.
전 KIA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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