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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금이 최고? 금융위기에 "내 돈은" 인출·이체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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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금이 최고? 금융위기에 "내 돈은" 인출·이체 러시

입력
2008.10.1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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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분산투자를 포기하고 100% 현금을 보유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예금자의 관심이 온통 "내 돈이 과연 안전하고 떼일 위험이 없느냐"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10월 1~6일 미국 내 뮤추얼 펀드에서는 벌써 190억 달러가 인출됐다. 대부분 정부 보증 기관으로 이동했거나 즉시 인출이 가능한 개인 통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현금확보를 통한 이 같은 안전 추구는 3, 4년 후 도리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금보유만 고집할 경우 길게 보면 화폐가치 하락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금융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어디에 투자하든 현재 가격보다는 10~20년 후 가치를 따져야 한다"며 현금 보유가 능사는 아니라고 전했다. 다행히 미국, 영국 등 각국 정부가 구제금융을 통해 지급보증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예금자들은 그나마 웃음을 찾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납세자에게 공적자금 투입은 반가운 뉴스가 아니다. 세금으로 은행주식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이 망하면 납세 부담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은행이 겨우 이득을 낸다고 해도 은행에 빌려준 원금 이자도 못 챙길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은 고스란히 납세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경제가 망가지지 않는다면 납세자는 정부 투자로 오히려 이득을 볼 수도 있다. 워렌 버핏이 골드만 삭스에 투자해 이득을 기대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은행주식을 보유한 사람도 불가피하게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 같다. 정부가 저가에 인수한 은행주식이 기존주식과 섞여 주주들의 주당 이익을 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 임원들도 소득이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급여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올해는 두둑한 보너스를 기대하기 힘들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씨티그룹 임원들의 보너스는 올해 7% 정도 깎일 것으로 전망됐다.

중소기업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득을 볼 수도 있다. 은행들이 대출을 자제하는 상황은 차입금 의존 비율이 높은 중소기업에게 좋은 소식이 아니다. 그러나 금리가 내려갔기 때문에 잘만 하면 대출을 통해 전보다 큰 이득을 남길 수도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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