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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러 연해주지역, 한·러 교류 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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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러 연해주지역, 한·러 교류 場으로

입력
2008.10.1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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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극동 연해주 지역은 우리 민족의 애환이 서려있지만 우리에겐 오랫동안 잊혀진 땅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원유, 곡물과 각종 원자재가의 급등으로 자원외교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이 지역이 새롭게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이미 연해주 지역과 속초를 연결하는 뱃길을 통해 한국의 대기업과 중고 자동차, 건설장비, 농수산식품 관련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지만, 양국 간 물류와 인적 교류의 폭은 더욱 획기적으로 넓혀져야 한다. 이러한 시점에 이명박 대통령이 러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왔다.

자원전쟁의 시대에 시베리아 극동지역은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자 공동번영의 요람이라 할 수 있다. 시베리아는 타타르어로 '잠자는 땅'이라는 의미이다. 시베리아 극동 지역이 본격 개발되면 이 지역은 '잠자는 땅'에서 깨어날 것이다. 러시아의 자원에다 한국의 기술과 경영 및 자본이 적절히 활용되고, 북한과 현지 고려인의 노동력이 결합하면 이 지역은 에너지, 건설, 통신, 유통, 관광산업, 농업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다.

'잠자는 땅'이 깨어나 블루오션 신대륙이 되는 것이다. 또 인적, 물적, 문화 교류와 자원개발이 가시화하면 분단으로 인해 닫힌 한반도를 열린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고 한국의 청년들은 그 곳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일거리를 발견할 수 있다.

극동지역에서의 한ㆍ러 협력은 식량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향후 통일에 대비해서도 바람직하다. 역사적 비애를 안고 흩어져 살고 있는 러시아내 고려인의 위상도 높일 수 있다. 구 소련 전역에서 배출한 '노력영웅' 1200명 중 750명을 차지한 고려인은 양국 간 협력의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양국 문화의 쌍방향적 교류를 통해서 양 국민이 가슴으로 가까워 질 수 있는 계기도 모색해야 한다. 최근 '한ㆍ러 교류협력 위원회'의 일원으로 지난 달 24일부터 닷새 동안 연해주 지역을 방문, '한ㆍ러 교류협력 축제'에 참가했을 때 참가자들은 연해주 정부의 관료, 현지 상공인, 극동대학 관계자 및 고려인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비보이 공연을 비롯한 문화공연도 개최했다.

7개 주 1개 공화국으로 구성된 극동지역은 한반도의 30배가 넘는 면적에 인구수는 7백만 정도이다. 그 중에서도 연해주 지역은 지하자원과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토지는 비옥한데 인구밀도는 극히 낮다. 중국과 일본은 러시아와의 국경 분쟁 등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지리상으로 먼 러시아와 경제 협력이 활발하지 않다.

이 점에서 한국은 러시아와의 교류 협력에 있어서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이 자원ㆍ에너지 개발, 철도ㆍ항만 건설, 물적ㆍ인적ㆍ문화 교류 등 다차원적 국익을 추구하면서도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새로운 장을 연 계기였기를 바란다.

신승일 한류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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