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1770~1827)의 교향곡은 9번 '합창'까지 9개다. 10번의 존재는 베토벤 사후 160년 간 추측만 무성했다.
베토벤의 친구 카를 홀츠는 베토벤이 10번 교향곡의 1악장이라며 느린 서주와 힘찬 알레그로로 이어지는 주제를 직접 피아노로 쳐서 들려줬다고 증언했다. 베토벤 자신은 죽기 8일 전 편지에서 "10번의 구상을 끝냈고 완성하고 싶다"고 썼다.
이 곡이 일부나마 모습을 드러낸 것은 스코틀랜드의 음악학자 배리 쿠퍼에 의해서다. 베토벤이 남긴 수많은 스케치 가운데 증언에 부합하는 것을 찾아내 재구성함으로써 1악장을 완성한 것이다. 연주 시간 20분의 이 1악장은 1988년 영국에서 초연됐다.
이 곡을 서울클래시컬 플레이어즈가 29일 오후 8시 한전아트센터에서 연주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지휘자 박영민씨가 짧게 강의를 한다.
박씨는 "쿠퍼의 작업은 고고학 유물의 파편을 짜맞춰 원형을 복원한 것과 비슷하다"며 "이렇게 완성된 것을 베토벤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을 떠나, 베토벤 작품이 한 조각이라도 남아 있다면 단 몇 마디로 끝난다 해도 연주하고 들어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이 곡의 음악 자체는 훌륭하고 독창적"이라며 "하이든이 확립한 고전적 형식을 따르면서도 음 조직은 베토벤의 후기 현악사중주들이 그러하듯 반음계가 많이 나와 매우 현대적"이라고 설명한다. 29일 공연에서는 베토벤 8번 교향곡도 들을 수 있다. (02)501-1330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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