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온 세상이 들썩거리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나선다. 방법은 라디오연설인 '노변 담화'(Fireside Chat)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이 1933년 뉴딜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썼던 방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대통령이 13일부터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라디오 연설'을 통해 대국민 정책 홍보에 직접 나서기로 했다"며 "정부의 정책과 비전이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오해를 사고 혼선을 빚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목이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가칭)로 잡힌 이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 오전 7시30분부터 8시 사이에 7~10분 정도 방송되며, 청와대에서 사전에 녹음한 것을 방송국에서 자율적으로 방송하게 된다. 형식은 전형적인 연설과 달리 한가지 주제에 대해 특별한 격식 없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13일의 첫 주제를 미국발 금융 위기와 관련한 경제 문제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의 경제 위기가 대외적 악재와 함께 심리적 요인이 겹치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현 상황에 대한 진솔한 설명으로 국민을 안심시키면서 위기극복을 위해 정부 정책에 동참해 달라는 당부가 주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집권 초에 라디오 연설을 추진했지만 야당이 반론권 확보를 주장하면서 반대하고 방송사와도 세부 조율이 안돼 결국 포기했었다"면서 "이 대통령은 정치적 논란이 있을만한 의제는 가급적 제외할 방침이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과 직접 나서 경제안정을 강조하며 국민을 설득했는데도 경제 상황이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환율이나 주가 등이 더 악화할 경우 정권 차원의 신뢰상실이란 커다란 부메랑으로 돌아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