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환 "조금 야한 이야기같지만 5분은 너무 짧다"
국회의원들은 '신성한 국정감사장'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쓴다. "신성한 국감장에서 막말을 하느냐", "허위 폭로는 신성한 국감장 밖에서 하라"는 게 대표적 용례다. '국감장은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신해 국정을 감시하고 따지는 거룩한 곳이니 품위와 수준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 국감장에서 야한 농담을 한다면 어떨까. 그것도 '거룩한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의원이 말이다.
7일 밤 국회 문방위 국감에서 한나라당 성윤환 의원이 그랬다. 성 의원은 질의 순서가 돌아오자 "조금 야한 이야기 같지만 5분은 너무 짧다"고 했다.
의원 한 명당 질의 시간이 5분밖에 돌아가지 않은 것을 불평하면서 질의 시간을 하필 성관계 시간에 빗댄 것이다. 저질스러운 비유였다. 성 의원은 "존경하는 야당 의원들이 제가 질의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없앴으니 위원장이 보상해 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사적인 술 자리였다면 성 의원의 발언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국감장에서, 그것도 YTN 기자의 해고 사태가 현안으로 국감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상황에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성 의원은 국감장을 '성(聖)스러운' 곳이 아닌 '성(性)스러운' 곳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당시 국감장엔 문방위원 10여 명이 앉아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성 의원의 성적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날 수없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던 민주당 의원들도, 이에 맞서 '신성한 국감 권리'를 강조했던 고흥길 문방위원장이나 한나라당 의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