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쌍용차 행보에 이상 기류/ <하> 상생이 없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쌍용차 행보에 이상 기류/ <하> 상생이 없다

입력
2008.10.09 00:13
0 0

2006년 12월 쌍용자동차 일산 마두대리점을 운영하던 유모씨는 본사로부터 대리점 재계약 거부 방침을 통보받았다. 판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으나, 유씨는 자신이 쌍용차의 '거래상 지위 남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같은 해 마두대리점 이외에도 같은 이유로 15개 대리점의 재계약이 거부됐다.

공정위는 작년 말 쌍용차가 대리점들에게 과도한 판매목표를 부과하고, 목표 달성을 강제하는 등 거래상 지위를 남용했다며 시정명령 조치와 함께 9억8,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유씨와 같은 처지의 대리점들 손을 들어준 셈이다.

공정위의 시정조치는 쌍용차와 공정위 간 법적 분쟁으로 번지면서 아직 최종 판결을 남겨두고 있지만, 일단 공정위의 잣대로 보면 본사와 대리점 간 상생 모색과는 거리가 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는 직접 대리점을 운영한 지 3년밖에 되지 않는데다, 오너(중국 상하이자동차)가 단기 성과주의에 치우치면서 상생이 필요한 대리점과 적지 않은 마찰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판매 감소 등으로 대리점 상황이 어려울 때에는 수수료(통상 차값의 6%)를 더 높여주는 등의 방식으로 대리점 이탈을 방지하면서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게 정도"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2005년 1월 중국 상하이그룹(SAIC)에 인수된 이후 상생경영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국내 경쟁업체들이 신차종 개발과 마케팅 확대에 나서는 사이, 모회사인 상하이자동차는 약속된 투자보다는 중국으로의 기술 이전에, 상생보다는 대리점 축소나 인적 구조조정에 열을 올린 점이 회사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례로 상하이그룹은 인수 이후 'L-프로젝트'란 이름으로 국내에서 개발한 '카이런' 모델을 개발비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금액(240억원)에 라이센스 계약 명목으로 통째로 가져가 중국에서 생산하려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 쌍용차 시장점유율은 2004년 11.9%에서 피인수 첫 해인 2005년 7%대로 급락한 뒤 내림세를 지속, 올 들어서는 절반 수준인 3%대로 곤두박질쳤다. 경쟁업체나 외제차의 시장점유율 추이와는 동떨어진 상황이다.

협력업체의 상황도 최악이다. A사는 지난 5, 6월 쌍용차 평택공장의 조립 1라인(렉스턴ㆍ액티언 생산)이 조업을 절반 이상 줄이는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생산을 줄여야 했다. 연 매출 400억원 규모의 B사는 손실 증가로 최근 주인이 바뀌었고, C사는 쌍용차 실적 악화설의 유탄을 맞아 10여 곳에 달하는 은행으로부터 대출금 회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한 협력업체 사장은 "원자재, 임금 등이 다 오르는데, 납품가격만 그대로"라며 "완성차 업체의 손실까지 떠안아 협력업체들이 죽을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6년 쌍용차 노조 파업 당시 상하이자동차는 부품업체에 대한 현금 지급을 중단했고, 본사의 비노조원에게도 임금을 주지 않았다.

쌍용차는 "공정위 과징금에 대해서는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는 입장"이라며 "협력사와도 공생 관계인 만큼 최대한 협력업체들의 어려운 입장을 고려하고 있으며, 납품단가 인상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유인호 기자 yih@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