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은 40~50대의 3대 사망원인의 하나다. 간은 인체 장기 중 가장 일을 많이 하지만 어지간해서는 증상을 드러내지 않는 '침묵의 장기'로 통한다.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줄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간이 견디지 못해 증상이 밖에 드러날 정도면 이미 치료시기를 넘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간은 70%이상이 손상돼도 전혀 증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간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에 철저한 관리와 정기검진이 중요하다. 간 건강을 해치는 주요 원인과 생활 습관을 짚어본다.
대한간학회가 제9회 간의 날(10월 20일)을 맞아 6~23일 전국 41개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지방간을 주제로 무료검진과 공개강좌를 한다. 또한 전국 26개 병원에서 BㆍC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 간수치 검사 등을 무료로 실시한다. 자세한 일정은 대한간학회 홈페이지(www.kasl.org)와 블로그(liver1020.tistory.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간염바이러스
우리나라 간질환은 대부분 간염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그만큼 간염 보균자가 많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B형 간염. 국립암센터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중 60∼70%가 B형 간염 보균자로 간암 환자의 75%가 B형 간염 보균자다. 전체 인구의 5~10%가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는 통계도 있다.
B형 간염 보균자는 만성 간염이 계속되면 간세포 기능이 약화되고 파괴돼 간경화나 간암을 유발할 수 있다.
흔히 간염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으로 분류되는데, 이런 증세가 5년을 넘기면 환자의 12~20%는 간경변으로 악화하고 이 중 20~23%는 간부전, 6~15%는 간암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까닭 없이 피로하거나 소화불량, 잇몸 출혈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또 간염 보균자는 매년 정기검진을 통해 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그렇다고 간염을 치명적이라고 여길 필요는 없다. 적절한 치료와 관리만 해주면 50% 이상은 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간염은 보균자인 산모가 출산할 때나 혈액, 침, 분비물 같은 체액을 통해 전염된다. 찌개를 함께 먹거나 술잔을 돌리면 감염된다는 것은 잘못된 속설이다.
■ 알코올
술이 간 건강의 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BㆍC 형 간염에서 간경화로 악화한 환자의 경우 간염바이러스보다 술이 원인인 경우가 훨씬 많다.
우리나라의 알코올 관련 사망자는 하루 평균 13명 가량이었다. 또한 최근 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알코올성 간질환은 15% 증가했고, 알코올성 지방간은 25%나 급증했다.
술은 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이기도 하다. 마신 술이 간에서 지방 합성을 촉진해 간세포를 상하게 하면 지방간이 생긴다. 지방간은 당장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방치하면 지방간염이나 간경변으로 악화하므로 지방간 경고를 받은 사람은 즉시 술을 끊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한다.
한양대병원 내과 손주현 교수는 "보통 매일 80g(소주 1병 정도) 이상의 알코올을 10~15년 이상 마시면 간경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담배
흡연은 폐암, 식도암뿐 아니라 거의 모든 암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연구 결과 30세 이상의 흡연자가 암에 걸릴 위험도는 비흡연자보다 평균 1.49배나 높았다.
특히 간암 환자는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1.5배나 높았으며, 간암을 유발하는 요인도 음주보다 흡연이 5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란병원 이지은 내과 과장은 "담배의 발암물질이 식도, 폐뿐만 아니라 소화기관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며 "흡연과 간질환이 관계 없다고 여기는 것은 담배 해악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스트레스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족쇄다. 이 스트레스가 정신과 몸에 치명적인 상처를 낸다. 스트레스는 그 자체도 해롭지만 그걸 푸는 방법이 더 문제다.
대부분의 경우 음주와 흡연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하지만 과도한 음주는 또 다른 스트레스를 낳을 뿐이다. 지친 간을 쉬게 해야 하는데 계속되는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은 간의 휴식을 빼앗아 지치고 병들게 하는 것이다.
■ 비만
비만도 간을 상하게 하는 주 원인이다. 그러나 실제 두꺼워진 뱃살이 간을 고통 받게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방간의 직접적인 원인은 알코올과 비만이다.
특히 비만인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지방 침착과 함께 간 조직에 염증이 생긴다. 바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다. 이 경우 간세포가 파괴돼 심하면 간경변까지 유발한다. 실제 비만과 연관돼 당뇨병을 앓는 경우에는 간지방이 증가하고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또 비만은 암 발생률을 2배 이상 늘린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체질량지수(BMI)가 23.0~24.9인 과체중인의 간암 발생률이 1.56배나 높게 나타났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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