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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휩싸인 금융시장/ 1500 바라보는 환율시장 "어떻게 10년전 환란시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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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휩싸인 금융시장/ 1500 바라보는 환율시장 "어떻게 10년전 환란시절로…"

입력
2008.10.0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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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0년이라더니 최소한 외환시장은 정말로 10년 전으로 돌아갔네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쳐다보던 한 은행 외환딜러가 내뱉은 말이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장중 1,399.00원까지 급등한 뒤 전날보다 66.90원 높은 1,39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4일간 상승폭은 무려 208원. 1만달러를 송금해야 한다면, 지난 주에 비해 무려 200만원의 추가부담이 생겼다는 얘기다.

외환시장은 지금 악재란 악재는 다 들춰내는 형국이다. 이날 환율불안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던 북한 미사일 발사의 경우, 정부가 "통상적인 훈련과정"이라고 밝혔음에도 시장은 이를 지정학적 리스크로 받아들였다.

환율이 한쪽 방향으로 쏠리면서 수급 불균형은 더욱 심해졌다. 현 시점에서 달러를 가진 유일한 쪽은 수출 기업들. 하지만 기업들은 달러를 움켜쥔 채 한푼도 내놓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당국자가 "환율이 언젠가는 폭락할 수도 있다. 기업들이 계속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며 '협박반(半) 사정반'으로 수출 기업들에게 달러매물화를 요구했지만, 기업들은 요지부동이었다. '믿을 것은 달러뿐'이란 맹신에 가까운 믿음 속에 선취매와 사재기 심리만 판을 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개입도 무의미해진다. 삼성경제연구소 장재철 수석연구원은 "시장이 비정상적인 상태여서 밑 빠진 독에 물붓기 식 개입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400원 돌파는 시간문제이고 1,500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글로벌 금융위기가 가닥이 잡히고 불안심리가 진정될 경우 환율이 오히려 폭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김동완 국제금융센터 상황정보실장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리보(은행 간 금리)가 급등하는 등 자금시장의 경색이 워낙 악화돼 있어 외환시장이 그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어느 순간 급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아직까지는 더 오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대외 호재가 나타날 경우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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