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뿐이 아니었다. 점점 골이 깊어지는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세계 각국 정부들은 갖가지 처방전을 쏟아내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 카드를 꺼내 들고 미국은 국가가 민간 기업어음(CP)까지 사들이는 전례 없는 조치를 내놓았다.
7개국의 동시다발적 금리인하 발표 전까지는 이 조치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지만 금리인하와 함께 금융시장 안정의 시너지 효과를 보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식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을 주저해왔던 영국과 스페인이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7일 500억파운드(약 100조원)를 바클레이즈, RBS, HBOS, HSBC 등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8개은행에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대신 이들 은행의 주식을 취득해 사실상 국유화하며, 최고경영자(CEO)의 보수를 제한하는 등 경영에도 간여한다. 영국 정부는 8개 은행의 신용한도를 2,000억파운드로 증액했고, 영국중앙은행은 100억달러를 금융 시장에 추가 투입해 유동성 안정에 나섰다.
영국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7일 HBOS 등 주요 은행 주가가 최대 42% 폭락하고 은행간 자금공여 기피 현상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라고 영국 BBC는 보도했다.
스페인도 300억유로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금융기관의 부실 자산을 매입할 계획이다.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펀드 조성의 근본적인 목적은 스페인의 신용 시장이 원활하게 기능하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고 밝히고 펀드규모를 500억유로로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7일 기업의 단기 유동성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어음(CP)을 매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밝혔다. FRB가 은행 등 금융기관이 아닌 일반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 기업은 최근 금융위기가 머니마켓펀드(MMF) 시장에 옮겨 붙으면서 단기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어왔다.
FRB는 미 재무부의 승인을 얻어 CP 매입을 전문으로 하는 특수목적회사(SPV)를 설립, 기업의 3개월 무담보 CP를 매입한다. FRB는 CP를 담보로 SPV에 자금을 간접 제공할 예정이며, 기금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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