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7일 10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면서 1,320원대까지 치솟았다. 3일 동안 141원이 폭등한 환율은 외환위기 당시의 공포를 재연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59.1원 폭등한 1,328.1원으로 마감했다. 하루 상승 폭은 1998년 8월6일(70.0원) 이후 10년2개월 만에 최고였고, 환율 수준도 2002년 4월12일(1,332.0원) 이후 6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날 환율은 밤 사이 미국과 유럽 증시가 폭락하면서 역외시장에서 100원 이상 급등한 여파로 개장 후 1분만에 1,350원 선까지 솟았으나 당국의 달러매도 개입 영향으로 상승 폭을 줄였다.
증시는 외환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을 보였다. 종합주가지수는 하락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기관의 강력한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전날보다 7.35포인트(0.54%) 오른 1,366.10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코스닥지수는 오전 한때 거래가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혼란 속에 전날보다 4.44포인트(1.09%) 하락한 401.95로 장을 마쳤다.
채권 금리는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0.17%포인트 급락한 5.60%로 마감됐으나 주택 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5.95%)는 0.04%포인트 올라 2001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날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컨틴전시(비상대책) 플랜을 가동하는 한편, 시장을 왜곡하는 환투기 세력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외환시장이) 너무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투기적 요인에 의한 수요가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라며 "내일부터 투기적 거래를 하는 자와 대기업에 대해 현황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현재 위기는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며 "정부가 대비책을 세우고 있고 기업들이 자구 노력을 강화하면 국민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영태 기자 김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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