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던 한이헌(64) 전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고등학교 교장이 됐다.
한 전 수석은 지난달 1일 경기 안산시 한국디지털미디어고교에 4년 임기의 교장으로 부임했다. 청와대 경제수석, 공정거래위원장,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15대 국회의원을 거친 그가 고등학교 교장이 된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서 물러나면서 대학 총장과 이사장, 대기업과 회계ㆍ법무법인 고문 등 여러 제안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미래 신성장동력인 IT 분야를 이끌 인재를 길러내는 게 경제통인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교장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한 달여간 교육현장을 체험한 그는 "교장이 돼 보니 외부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선생님들이 훨씬 많은 고생과 노력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더라"며 "불필요한 행정잡무를 없애 선생님을 학생들 품으로 돌려주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 전 수석은 이미 학생들이 방과 후에도 교사에게 질문하고 강의도 들을 수 있도록 인터넷을 통한 'e-러닝 시스템'을 가동한데 이어, 앞으로 학생들이 건강한 인성과 체력을 가꿀 수 있도록 실내체육관을 건립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한 전 수석은 "많은 인재를 길러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한국의 빌 게이츠'가 한 사람이라도 나올 수 있도록 학생들의 창의적 발상과 아이디어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학교에서 성과를 내느냐 못 내느냐가 내 인생 전체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일할 생각"이라며 "이 학교를 모두가 주목하는 학교로 만드는 데 마지막 열정을 바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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