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검출 가능성이 있는 대부분 식품에 대한 검사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온 국민을 긴장시켰던 멜라민 파동도 일단 진정국면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가공식품 뿐 아니라 분유, 이유식, 건강기능식품, 채소류까지 검사를 실시했고, 멜라민이 검출된 10개 가공식품도 검출량이 소량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로써 중국산 식품이 안전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멜라민 외 또 다른 유해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멜라민 공포, 진정국면
식약청 검사 결과, 중국산 유제품을 재료로 쓰는 과자, 빵, 빙과류 등 가공식품의 경우 10개 품목을 제외하고는 최소한 멜라민으로부터는 안정권이다. 멜라민이 검출된 10개 품목 역시 해태제과의 '미사랑카스타드'와 '미사랑코코넛'를 제외하면 검출량이 대부분 한자릿수이다.
검출량이 가장 많은 '미사랑코코넛'(271.4ppm)도 체중 20kg 어린이가 매일 6,7개씩 수십 년간 먹어야 위해한 수준이다.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매일 6,7개씩 수십 년간 먹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건강에 치명적인 수준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이와 함께 뉴질랜드산 락토페린 일부에서 멜라민이 나오기는 했지만, 국내 유통중인 모든 분유와 이유식, 건강기능식품 역시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고, 뉴질랜드가 고의적으로 멜라민을 넣었을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일단 안심해도 된다는 것이 식약청 설명이다. 채소류 역시 우려에도 불구하고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
중국산 식품 불안은 여전
그러나 이번 멜라민 파동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국내 대기업과 다국적기업의 제품에서 소량이긴 하지만 멜라민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멜라민이 검출된 10개 제품 가운데 한국 대기업과 다국적기업 제품은 7개로, 해태제과와 롯데제과, 나비스코푸드, 네슬레 등이 포함돼 있다.
사실상 이들 기업조차 중국 현지 공장에서 어떤 제조과정을 거치는지 품질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이다. 중국산 식품 수입이 대부분 국내 중소기업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없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멜라민 파동이 남긴 것
이번 멜라딘 파동과 관련, 당국의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이 높다. 전재희 복지부 장관 역시 이날 국감에서 "멜라민과 관련한 제품에 대한 수거검사가 늦었고, 검사와 동시에 판매중지를 시키지 못한 점도 잘못됐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해외에서 유해물질로 피해사례가 나와야 검사가 가능한 현행 검역구조. 중국의 낙후한 식품업체들이 새로운 공업원료를 식품첨가물로 사용해도 한국의 검역체계는 사전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시켜주었기 때문이다.
식품안전 전문가들은 이번 파문을 계기로 중국산 식품에 대한 사후적인 검사 뿐 아니라,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한 감독과 중국 내 유해물질 사용실태에 대한 사전적인 정보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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