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위기가 경기침체 장기화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 경제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출 관련 주식을 중심으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내년 경제성장도 제자리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일본 도쿄(東京)증권거래소의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3년4개월 만에 1만1,000선이 붕괴됐다. 미국 주가 폭락의 여파로 개장 초부터 매도주문이 쇄도해 지수가 전날보다 216.62 포인트(1.94%) 급락한 1만938.14로 마감됐다. 닛케이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만1,000선 아래로 떨어지기는 2005년 5월18일 이후 처음이다. 이번 주 닛케이지수는 8%나 폭락했다.
미국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과 유로화 하락 등을 배경으로 도요타자동차와 닛산차, 혼다차 등 자동차 기업과 소니, TDK 등 전기업체 등 수출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북미시장에서 이익의 절반 이상을 얻는 혼다 자동차는 이날 5.5% 하락했다. 경기침체로 지난달 판매가 30% 넘게 급감했기 때문이다. 도요타도 5.3% 떨어졌고, 닛산차도 7년 내 최저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대형 건설회사들도 8% 가까이 추락했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일본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만한 현상이다.
주가 급락은 미국에서 구제금융 법안이 통과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다카하시 카즈히로 다이와증권 SMBC 이사는 "미국 구제금융법안이 하원을 통과해도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사토 마사토시 미즈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법안 통과가 시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진정시킬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보타 마사유키 다이와증권 애널리스트는“경기가 본격적인 위기 국면에
진입하는가 여부가 현재 시장의 최대 관심사”라며“만약 위기로 들어선다면 주식시장의 하락 압력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도 일본의 경제성장률이‘0%’가 될 것이란 예상까지 내놓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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