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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온난화와 싸우는 안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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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온난화와 싸우는 안산시

입력
2008.10.0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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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 도시치고 환경도시 아닌 곳이 있을까? 독일 프라이부르크처럼 환경도시로 유명해진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들도 '환경'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페인 빌바오처럼 '문화'라는 키워드로 성공한 곳도 제2의 도약을 위해 하천과 주변 환경을 새롭게 하는 일을 첫 번째 사업으로 삼았다. 빌바오 뿐이겠는가. 우리가 해외 여행할 때 많이 찾는 곳은 한결같이 철저한 환경관리가 이뤄지고 있고, 심지어 국제기구들이 선호하는 곳도 스위스 제네바와 같이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공해도시'에서 새로 태어나다

'환경이 경쟁력이다'라는 말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이제 환경은 '경쟁력 확보' 차원을 넘어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지구온난화나 기후변화협약체계 등으로 세계질서가 재편되는 움직임은 제도나 경제 시스템, 삶의 양식 전반의 변화를 직ㆍ간접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의 변화가 어떤 양상이 될지 예측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럴 때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책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그 해답이 아니겠는가.

그러한 노력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움트고 있다. 그 한가운데에 경기 안산시가 있다. 안산시는 계획도시로 만들어졌다. 도시의 자족성을 높이는 생산시설로 시화, 반월 공단이 있고, 이 공단은 지금도 수도권의 주요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과거 안산은 공해도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시화호가 그러했고, 공단의 악취 문제가 그러했다.

하지만 안산은 새로 태어나고 있다. 시화호를 살리기 위한 꾸준한 노력으로 철새들도 점차 늘어났고 생태공원으로 변화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기후보호도시가 되기 위한 노력을 시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산 에버그린 환경인증제'가 그것이다. 프로그램 내용은 온실가스를 시민들이 생활 실천으로 줄이게 되면, 감축한 양에 대해 시에서 인증을 해주고 그 만큼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다.

시민들이 줄인 온실가스는 안산시가 모아 정부나 유엔의 감축량 인증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전국 최초의 지자체 출연 환경재단인 '에버그린21'을 6월에 설립했다. 이 모든 일이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자발적 노력이라는 점이 놀랍다.

지난 8월, 안산시는 환경부와 협약도 체결했다. 환경생태도시가 되도록 노력하고 협력하겠다는 약속이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기반 구축이나 신재생에너지 확충과 같은 기후변화 대응 사업, 하천생태계 복원과 같은 생태복원 계획, 도시를 생태적으로 만드는 에코시티 조성 등을 약속했다.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다.

일본 큐슈(九州)지역 최북단에는 일본 4대 공업지대의 하나인 기타큐슈(北九州)시가 있다. 1900년대 일본 최초의 제철소인 신일본제철을 기간으로 한 근대 공업지역이었다. 1955~65년의 고도 경제성장시대에 공해가 극심해져 잿빛도시라는 오명에 시달렸던 공해도시가 90년대 들어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녹색도시로 변모하는 '기적'을 일으켰다. 시, 시민, 기업의 노력으로 기타큐슈시는 중앙정부의 법률보다 엄격한 '키타큐슈시 공해방지 조례'를 제정했고 '그린 기타큐슈 플랜'을 세워 실천했다.

1992년 '환경과 개발에 관한 유엔 회의(UNCED, 일명 Earth Summit)'에서 '유엔 지방자치단체상'을 받았으며, 2002년 '지속 가능한 개발에 관한 세계정상회의(WSSD)'에서 '기타큐슈 이니셔티브'가 요하네스버그 세계정상회의의 '실행계획'에 기재되었을 정도로 세계적인 환경 모델도시가 되었다.

세계 환경도시가 될 날을 고대

일본에 기타큐슈시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안산시가 있다고 국제사회에 소개할 날이 언제 올까? 10년마다 열리는 환경과 지속 가능한 개발에 관한 세계정상회의, 2012년 지방정부 부문의 주인공이 우리나라 자치단체가 되는 걸 꿈꾸는 건 지나친 욕심일까? 안산시가 우리의 꿈을 이뤄주면 좋겠다. 그 꿈은 충분히 가능한 희망이라 믿는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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