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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삐라 문제' 집착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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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삐라 문제' 집착 이유는…

입력
2008.10.0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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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사실무회담을 전격 제의했던 북한이 2일 열린 회담에서 남측에서 날아오는 ‘삐라(전단)’ 문제를 중점 거론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남북은 2004년 6월 군사분계선 지역의 방송, 게시물, 전단 등 선전활동 중지에 합의, 정부 차원의 전단은 사라졌다. 문제의 전단은 남측의 민간단체에서 날려보내는 것들이다.

민간단체들은 정부가 선전활동을 중지한 시기를 전후로 전단 살포를 시작, 꾸준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수소나 헬륨 가스를 넣은 대형 풍선에 전단 뭉치를 매달아 북쪽으로 날려보낸다. 1달러 지폐를 끼워넣기도 한다. 강화도나 민통선 인근에서 풍향을 따져 날려보내면 일정 시간이 지나 북한 상공에서 전단이 뿌려지는 방식이다. 이를 주도하는 것은 자유북한운동연합, 북한민주화운동본부, 탈북인단체총연합 등 탈북자단체로 지금까지 북한에 보낸 전단은 수백 만 장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전단은 주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를 비판하고 대한민국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정치범 수용소, 고문 등 북한 인권 유린 실태, 김 위원장의 부인들과 가족 문제, 김 위원장 건강 문제 등을 거론하고, 탈북자들이 체험한 자유와 인권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체제 단속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 하늘에서 대량으로 뿌려지는 전단들이 미국의 미사일보다 더 큰 위협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체제단속을 통한 결속인데 남측에서 대량으로 선전물을 뿌릴 경우 군부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어 군부가 나서 강력한 항의와 재발 방지를 촉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단순한 엄포나 트집잡기에 그치지 않고 실제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측이 전단 문제를 상당히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더라”며 “시급히 해결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고 전했다. 북한은 수년 전부터 여러 차례 회담이나 전화통지문을 통해 전단 살포에 항의해 왔다.

정부는 남북간 합의 준수를 위해 관련 단체에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현행법 상 이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아 애를 먹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민간 단체의 전단 살포 문제는 (막는 데에) 상당히 법률적으로 제한이 있다”며 “이번 회담에서도 북측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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