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공서열에 따른 교장승진제를 개선, 유능한 평교사에게도 교장 응모 기회를 주는 교장공모제가 유명무실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가 1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민주당 안민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모제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 내부형(교육경력 15년 이상의 교원)을 선택한 학교는 1차 선정 대상 중 33개교(69%), 2차 33개교(63%)였으나 3차 18개교(25%)로 감소했다.
반면 교장 자격증을 가진 이들이 응모하는 초빙교장형은 1, 2차 각각 12개교(22%), 19개교(34%)에서 3차 51개교(73%)로 급증했다. 교과부가 3차 지정 당시 해당 교육청에 공모 유형 권한을 위임한 결과, 현직 교장들의 이해 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초빙교장형으로 응모할 수 있는 자격이 교장자격증 소지자에게만 있어 평교사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초빙교장형으로 선발된 교장은 임기 제한 규정(1회 중임만 가능)을 적용받지 않아 일선 교장들의 임기 연장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교장공모제의 유형은 초빙교장형 외에도 내부형, 개방형(특수학교에 한해 3년 이상 관련분야 종사자)으로 나뉜다. 내부형과 개방형의 비율이 감소하면서 경영 능력과 혁신적 리더십을 갖춘 교장을 뽑겠다는 당초 취지가 퇴색한 것이다.
실제 시범 운영 과정에서 교장 자격증이 없는 교원이 임용된 경우는 38개교(21%)였고, 3차에서는 70개교 중 8개교(11%)에 불과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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