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풀린 데다 그린벨트 해제 소문까지 나돌면서 문의전화가 쇄도해 사무실을 함부로 비울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호주 등 해외 교포들한테서도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쏟아내는 각종 정책에 미동도 않던 부동산시장이 조금씩 들썩거리는 조짐이다. 특히 지난달 21일 해제된 군사시설보호구역 중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예상 지역과 겹치는 곳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이들 지역은 당장의 주택시장 활성화와는 상관관계가 떨어진다. 더욱이 부재지주(농지 소재지 밖의 땅주인) 소유의 토지에 대해선 60%(부가세 제외)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이 지역이 '상전벽해'만 된다면야 그 정도는 큰 부담이 아닐 수도 있다. 이른바 '더블 호재'지역으로 가파른 땅값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된 국가정보원 인근의 서울 내곡동 지산부동산 문종덕 사장은 "일부 남아 있던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이번에 모두 해제되고 정부가 그린벨트를 풀어 집을 짓겠다고 하면서 내곡동 일대가 술렁거리고 있다"며 "나와있던 매물들이 회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내곡동 일대는 위례(송파)신도시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건설 중인 분당선 복정역~과천서울대공원역(18㎞ 구간)이 지나는 곳(청계천입구역)이어서 이미 상당한 조명을 받아왔다. 문 사장은 "정부가 땅값 관리 실패지역은 그린벨트 해제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지만, 주택 공급 위치를 시내 접근이 용이한 도심 외곽과 근교로 한정한 만큼 내곡동을 포함해 항간에 떠돌고 있는 지역이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번에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은 서울 내곡동, 우면동, 용산동, 개화동 등 4.34㎢를 포함해 총 38곳 210여㎢이다. 이 중 70%에 가까운 141㎢가 수도권에 속해 있다. 국방부는 "해제 면적과 행정구역상의 개괄적인 위치만 정했을 뿐, 구체적인 위치는 향후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역시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된 경기 과천시 과천동에도 투자자들의 발길이 조금씩 늘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 지역 주민들은 그린벨트 해제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과천동은 2006년 기무사령부(공사 중) 일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일부 해제된 데 이어 이번에 추가 해제됐다.
과천동 신황금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 소문이 돌면서 주암동, 과천동 일대 농촌의 빈집들이 다시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며 "귀농 농가도 있지만 그린벨트가 풀릴 것으로 보고 (보상을 기대하고) 들어와서 농사를 짓는 외지인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과천동 일대가 그린벨트에서 해제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하루 7, 8건 정도 문의전화가 오지만, 막상 연결해 줄 수 있는 매물은 거의 없다"며 "이 일대 대지의 감정가가 3.3㎡(1평)당 1,000만원을 훌쩍 넘어가기 때문에 현재 250만~300만원 수준인 그린벨트가 해제된다면 세금을 감안해도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과천동 양지공인중개사무소 사장은 "내년 하반기나 돼야 그린벨트 해제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요즘 오는 문의전화는 시장 분위기를 떠보기 위한 움직임으로 이해된다"면서도 "대부분의 개발지역이 그렇듯이 본격적인 투자 움직임의 전조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이화영 인턴기자(이화여대 생명과학과 4년)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