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가 일본의 침략 전쟁인 아시아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으로 표현해 논란이 되고 있다. 대동아전쟁은 1940년 이후 일본 군국주의 정권과 군부가 아시아태평양 식민지 점령과 자원ㆍ노동력 수탈을 미화하기 위해 사용한 말이다.
아소 총리는 9월 30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인터뷰 중 "청일, 러일전쟁과 이른바 대동아전쟁, 제2차 세계대전은 종류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동아'라는 표현은 1940년 8월 1일 마쓰오카 요스케(松岡洋右) 일본 외무성 장관이 서양의 식민 지배에서 아시아가 해방되기 위해 일본을 중심으로 대동아공영권을 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처음 등장해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전후 일본을 점령한 연합군총사령부(GHQ)는 공문서에서 대동아의 사용을 금지했으며 이후 일본 사회는 태평양전쟁이나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표현을 일반적으로 쓰고 있다. 교과서는 후소샤(夫桑社) 등 일부 극우 교과서를 제외하고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이와 관련,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기자회견에서 "나이 든 분들이 말하는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의미"라면서 "지금 대동아전쟁이라는 것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말로 알고 있다"며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뉴욕타임스는 9월 25일 사설에서 아소 총리가 외무장관 시절 일본의 식민지주의 업적을 찬양하고 전시 잔혹행위를 정당화해 한국, 중국과 관계를 껄끄럽게 만들고 지역의 긴장을 부르는 등 호전적 민족주의자로 잘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아소 총리의 외교 방침은 미일 동맹을 기본으로 중국, 한국 등 이웃 국가와 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문제에도 참여하는 등 상당히 균형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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