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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4명도 감금·집단구타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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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4명도 감금·집단구타 당했다

입력
2008.10.0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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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5일 전남 신안군 서해상에서 불법조업 중이던 중국어선을 검문하려던 박경조(48) 경위가 중국 선원이 휘두른 삽에 맞아 추락해 숨지기 이틀 전에도 해양경찰관이 중국어선에 감금된 채 집단 구타를 당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하지만 해경은 이를 상부에 보고도 하지 않는 등 은폐하고, 다친 경찰관들이 고속정에서 내리다 골절상을 당한 것을 서류를 조작해 공상(公傷)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달 23일 오후 3시 30분께 우리측 배타적경제수역(EEZ)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해역에서 중국 어선을 검문하던 김경수 순경, 김병선 순경, 이영칠 경사 등 해양경찰관 4명이 1시간 동안 감금된 채 쇠파이프와 몽둥이로 집단 구타를 당해 김경수 순경 등 2명이 목포 한국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해경은 사고 당시 조업중인 100여 척의 중국어선 가운데 무허가 불법조업 선박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관 10여명을 태운 고속단정 2척을 투입했다. 두 척의 중국 어선에서 선장 2명을 경비함으로 데려와 조사하던 중 선장 한 명이 바다로 뛰어 내렸다.

그 사이 중국 어선 40여 척이 교신을 받고 고속정 주위로 몰려왔고, 선장이 뛰어내리는 광경을 목격한 중국 선원 20여명이 갑자기 흥분해 고속정을 장악한 뒤 김 순경 등 4명에게 쇠파이프와 몽둥이를 휘두르며 감금했다.

중국 어선에 감금됐던 김경수 순경은 "기억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얻어 맞아 죽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중국 선원들의 폭행에 김경수 순경은 두개골이 깨지고 팔목이 골절됐으며, 김병선 순경은 팔목을 다쳤다. 이영칠 경사는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해경은 1시간 만에 검거했던 인질로 붙잡힌 경찰관과 어선 선장을 맞교환하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목포 해경이 이틀 전 당한 굴욕을 되갚으려고 지난달 25일 무리하게 작전을 펼쳐 결과적으로 박 경위의 죽음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상 공권력 실종 사태와 관련, 해경의 무기력한 행태에 대한 비난과 함께 중국 어선에 대해 보다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우리 자주권이 무시당하고 있는데 왜 우리가 중국의 눈치를 봐야 하느냐"며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사건 무마에 급급한 해경과 정부를 비판했다.

목포=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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