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을 앞두고 현재 기원전 2333년(요ㆍ堯 25년) 10월 3일로 삼고 있는 단국의 개국 일자를 재고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고천문(古天文)을 연구하는 박창범 고등과학원 교수는 "10월 3일 개국일은 음력으로 지내야 하고, 개국연도는 '요 25년'이 아닌 '요 원년'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발제문을 10월 1일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열리는 고천문학 워크숍 '하늘이 열린 날 천문을 이야기하다'에서 발표한다.
10월 3일이 개천절 국경일로 지정된 것은 정부수립 초기인 1949년 국회에서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다. 그 이전에도 민간과 종교단체에서는 부여의 영고, 예의 무천, 고구려의 동맹 등 2,000년간 이어진 10월 제천의식의 전통에 따라 음력 10월 3일을 개천절로 삼아 기념행사와 제천의식을 해왔다.
박 교수가 문제 삼는 것은 개천절이 음력이 아닌 양력으로 지정된 점. 그는 "법률 제정 당시 국회 속기록을 보면 '문명국가에서 음력과 양력을 병행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에 비학문적 방식으로 하룻만에 양력 10월 3일로 결정됐다"며 "태음력을 사용했던 고대 전통을 따라 음력으로 개천절을 기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설날, 석가탄신일 등 음력 기념일이 공인되고 있는 마당에 개천절만 무관심으로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국 연도 문제는 더 복잡하다. 현재 우리가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중국 요(堯)나라가 세워진 지 25년에 해당하는 BC 2333년이다. 하지만 역사서들은 단군조선의 개국년을 요 원년, 요 25년, 요 50년 등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요 원년 자체도 BC 2333년, BC 2357년이라는 설이 존재한다.
13~15세기 출간된 <삼국유사> <제왕운기> <세종실록> 등은 한결같이 단군 개국을 요 원년으로 잡고 있다. 그런데 15세기 <동국통감> 은 요 건국 BC 2357년, 단군조선 건국 BC 2333년(요 25년)설을 채택했고 이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동국통감> 세종실록> 제왕운기> 삼국유사>
박 교수는 "<동국통감> 이 요 25년 설을 채택한 것은 앞선 역사서를 따라 단군 원년을 무진년(BC 2333년)으로 잡은 뒤 요 원년을 무진년이 아닌 갑진년(BC 2357년)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라며 "단군 원년이 무진년이 아니라 요 원년이라는 점이 앞선 기록들의 핵심이라는 것을 간과했다"고 비판했다. 동국통감>
박 교수는 결론적으로 "13~15세기 역사서에 일관되게 남아있는 '단군 개국년=요 원년'을 받아들이자"고 주장했다. 이 경우 요 원년이 BC 2357년이라면 단군 개국도 BC 2357년이어야 한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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