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모스크바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하원의 긴급 구제금융안 부결과 관련, "금융 위기로 유럽과 러시아까지 주가가 전부 하락한 데 비하면 한국의 물가와 주가, 환율의 충격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엔) 환율과 주가 등이 문제가 됐지만 오후에 안정세로 돌아섰다"면서 "지금 생각하면 정부가 (금융 위기 상황의) 선제 대응을 아주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미국도 전체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기 때문에 목요일쯤에는 의회가 구제금융안을 통과시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부의 선제 대응으로 충격이 적었다'는 요지의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환율이 5년여 만에 최고치인 1,207원으로 마감되고, 증시도 간신히 하락 폭을 줄였으며, 향후 전망까지 불투명한 상황인데 정부가 대응을 잘했다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 내 한국 기업들을 위한 전용 항만 건설 추진과 관련, "러시아 내 두만강 가까운 곳에 전용부두와 물류단지 확보를 요청했고, (성사되면) 그 지역이 포시에트가 될 가능성이 많다"면서 "항구 조건이 좋아 일본이 끈질기게 접촉했던 것을 결국 한국이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이 문제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따라 국토해양부 장관과 러시아 교통부 장관과 즉각 협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북한 통과 배관에 대해 "가스관이 통과되면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보다 북한 경제에 더 도움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앞장서면 협상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흐루니체프 우주센터를 시찰하고 러시아 정교회 총대주교 알렉시이 2세를 면담한 뒤 러시아의 두번 째 방문지인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뒤 '젊은이의 패기, 세계 속의 한러 관계 발전과 비전'을 주제로 연설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분단이 동북아와 태평양과 대서양, 아시아와 유럽이 하나가 되는 것을 가로막는 세계의 장벽"이라고 지적하면서 "한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연결해 러시아와 남북이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는 경제공동체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마트비엔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과의 만찬을 끝으로 3일 간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1일 특별기편으로 귀국한다.
모스크바ㆍ상트페테르부르크=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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