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실에서는 21세기가 원하는 창의적이고 자생적인 인재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29년동안 자기주도학습법을 연구해온 송인섭 숙명여대 교육심리학과 교수는 30일 "정보가 넘치는 현 사회에서는 얼마나 알고 있느냐 보다 무엇을 창의적으로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창의력을 키워주는 스스로 공부하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자기주도학습은 학생이 스스로 학습에 대한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행동하는 것이다. 자기주도학습과 관련한 송교수의 의지는 확고하다. 스스로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동기), 능률적인 학습방법(인지), 행동으로 옮기기(행동)로 나눠 각 단계가 행동까지 미쳤을 때 비로소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형성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송 교수는 지난 1년 6개월동안 교육업체 (주)교원과 함께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자기주도학습 검사(KSL)'프로그램을 개발, 9월부터 실용화하고 있다. 학습특성과 성격, 다중지능특성 검사 등 세 가지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능력 정도를 과학적으로 측정한다.
그가 프로그램을 개발한 취지는 간단하다. 앞으로의 자기주도학습이 단순히 '잘한다. 못한다'가 아니라 '동기가 부족하다'거나 '목표 설정이 없다' 등의 구체적인 문제를 진단해 이에 맞는 처방을 받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령 학습동기 중 '자기효능감'과 '공부가치'가 낮게 측정된 학생에게는 '공부하는 이유 알기', '왜 실패했을까' 등의 활동을 처방하는 식이다.
송 교수는 학습동기가 부족한 학생의 경우 '내가 왜 학교에 다니고 있는지', '20년 후 자신의 모습 상상하기', '그 모습이 되기 위한 방법',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등을 차례로 적어가며 스스로 동기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기가 설정되면 전체 학습 내용과 한 두 문장의 요약문으로 구성된 체계적인 학습장 쓰기를 통해 인지 능력을 향상시킨다. 그 후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매일매일 시간대별로 계획을 세우는 습관을 들여, 학생이 스스로 행동할 수 있도록 하면 자기주도학습법은 자연 몸에 배게 된다.
송 교수는 현행 입시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지금까지의 입시는 객관식, 단답식 위주로 진행돼 학원에 의존하던 학생들도 성과를 거뒀을지 모르지만 입시 자율화가 확대되면 그들은 스스로 공부한 아이들을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단언했다.
자기주도학습능력 검사는 빨간펜 전국지역센터(1577-2929)을 통해 연말까지 초중생에 한해 온라인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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