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클럽'은 3편의 장르가 들어있는 칵테일 영화다. 상류층의 비밀 섹스클럽이라는 자극적인 눈요기거리를 베이스로 깔고, 2,000만달러를 가로채는 기발한 사기범죄로 한껏 향을 돋운 뒤, 주인공 남녀의 로맨스로 살짝 마무리했다.
뉴욕의 회계사 조나단(이완 맥그리거)이 우연히 뒤바뀐 휴대폰을 통해 "오늘 밤 시간 있어요?"라는 전화를 받고 비밀 클럽에 발을 들이는 초반부 영화는 몽환적이다. 뉴욕의 1% 상류층의 비밀스러운 생활을 몰래 엿보는 듯한 흥분과, CF감독 출신다운 마르셀 랭겐거 감독의 솜씨 덕분에 쉽게 영화에 빠져들 수 있다.
그러나 조나단이 비밀클럽에서 만난 여인 'S'가 핏자국만 남기고 사라지는 중반부터 영화는 범죄 스릴러로 급반전한다. 조나단으로 하여금 섹스클럽에 발을 들여놓게 만든 휴대폰 주인이자 조나단이 은근히 부러워했던 변호사 와이어트(휴 잭맨)는 사실 의혹 투성이인 인물로, 조나단을 큰 함정에 빠뜨린다. 하지만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 조나단은 와이어트와 쫓고 쫓기는 머리싸움을 벌인다.
문제는 몽환적인 초반부 섹스물과 긴박감 넘치는 중반 이후 범죄물이 줄거리 전개상 일관되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 조나단을 범죄에 끌어들이기 위해 왜 섹스클럽을 동원해야 했는지, 조나단이 'S'에게 빠져들 것이라고 어떻게 예상했는지 따지기 시작하면 구석구석이 개운치 않다.
굳이 따지지 않겠다는 자세라면야 즐겁게 1시간48분을 보낼 오락영화이기는 하다. 그렇다면 조나단과 S가 돈가방까지 내팽개치고 사랑을 좇는 해피엔딩까지 감내해 주자. 휴 잭맨의 악역 연기는 볼 만하다. 원제 'Deception'. 10월 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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