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실로 다사다난했다. 코스피지수는 첫날부터 '9월 위기설'에 휘청거리더니(-59.81포인트) 16일에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몰락이 몰고 온 월가발 태풍에 나락(-90.17포인트)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지수는 한달간 50포인트 이상 올랐으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시장을 패닉(공황)으로 밀어 내렸던 9월 위기는 '설(說)'에 그쳤고, 여전히 갈 길 멀어보이는 미국쪽 상황에 대해서도 아직 기대의 끈을 놓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각 종목의 부침 역시 심했다.
일양약품은 9월에만 4번이나 하한가를 맞았다. 8월말 4만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한달 만에 반토막(26일 현재 1만7,300원)이 나버렸다. 시장의 움직임에 유독 예민하게 반응(1, 16일 하한가)한 것도 문제지만 시장이 좋았던 22, 23일(하한가)에도 여지없이 고꾸라진 게 더욱 걱정스럽다. 24일 장 중엔 52주 최저가(1만5,100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제약종목의 주가는 보통 신약 개발과 운명의 궤를 같이 한다. 일양약품은 지난해 10월 31일 자체 개발한 신약 '일라프라졸'(항궤양제)에 대한 안전성유효성심사를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에 신청했다. 올 9월초 식약청 심사를 최종 통과했다는 소식은 주가에 다소나마 긍정적이었다.
국내 제약회사가 개발한 14번째 신약으로 알려진 일라프라졸은 당초 국내를 비롯해 중국과 동남아 미국 등에서 판매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판매허가를 획득한 중국에선 이미 5월부터 판매가 되고있고, 국내에선 품목허가 뒤(보통 2~3개월)에, 동남아 6개국은 임상3실험 완료 후에 시판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2일 복병이 나타났다. 일라프라졸에 대한 미국 내 임상 3상시험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미국발(發) 비보(悲報)는 '일라프라졸의 미국 진출이 어렵다'는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면서 지금껏 주가를 끌어올렸던 다른 호재들을 모조리 묻어버렸다.
일양약품은 22, 23일 폭락 뒤에야 수습에 나섰다. "임상계약을 파기한 미국업체로부터 데이터를 인수하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다국적 임상기업에 맡기겠다. 까다로운 미국업체에 비해 회사수익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돼 이번 임상중단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게 요지다.
다행히 주가 하락세는 진정됐다. 그러나 신약 개발이란 본디 일반인은 세세히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임상단계가 많은 만큼 (일라프라졸의) 임상실험 및 판매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반면 금호산업은 월간 상승률 3위(44.6%)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만원대도 회복했다.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운 금호아시아나 두산 코오롱 등 몇몇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시달린다는 우려가 삽시간에 번져 '9월 위기설'과 화학작용을 일으킨 탓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우산 아래 있던 금호산업의 주가도 9월초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9월 위기설 및 유동성 위기설이 차츰 잦아들면서 금호산업의 주가가 탄력을 받았다. 특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생명 지분(69.8%)을 매각한다는 공시가 결정적이었다. 그간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력과 예상보다 탄탄한 실적에 대한 기대도 부상했다.
다만 대우증권은 "최근 반등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금호생명의 지분 매각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하고, 양호한 실적으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진단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도움말=대우증권(큰 글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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